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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자유게시판] 낚시에 대해서(98) - 낚시의 추억(16)
집에서 파리를 잡아 미끼를 쓰곤 했는데 시원스레 흐르는 물에 무릎이나 허벅지 정도 되는 곳에 들어가 견지 낚시를 하면 얼마나 시원하고 재미있었는지 방학이 되면 낮에는 시냇가에서 견지 낚시를 하다가 오후가 되면 낚시대를 들고 강가로 향하곤 했습니다.
큰 장비가 없어도 쉽사리 할 수 있었던 낚시이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곧잘 다니곤 했습니다.
흐르는 물에 파리를 바늘에 달아 낚시줄을 흘려 보내며 견지대에 묶인 낚시줄을 한번 풀어 주고 챔질하기를 반복하다가 보면 파리를 물고 딸려 오는 피래미들이 파닥거리며 앙탈을 부릴 때 느껴지는 손맛. 지금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가져간 양파 망태기에는 피래미와 불거지로 가득합니다.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잡은 피래미의 배를 따서 마른나뭇가지를 주워다가 불을 피워 놓고는 같이 낚시간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불에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맛이 있고 고소한지 밥이 없고 반찬이 따로 없어도 구운 피래미 그 맛에 빠져 배고픈 배를 채운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흐르는 시냇물을 그냥 마시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 낚시다니다 보면 얼굴이 새까맣게 타는 것은 기본이고 몸이며 다리며 하얀 부분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검둥이처럼 얼굴과 몸이 타도 부끄러운 이런 것 모르고 낚시가 좋아서 누가 보던 말던 상관하지 않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방학이 끝나가고 개학날이 가까와져서 집에 다시 돌아오면 저의 쌔까맣게 탄 모습을 본 부모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야. 정말이지 대단하다 대단해. 정말이지 볼만하다 볼만해.
시골에 가서 낚시하느라고 아예 강가에 가서 살았구만.
아무개야. 모자라도 쓰고 하지 그랬니? 햇볕이 안뜨겁냐?
이건 뭐 햇볕에 탄게 아니라 아예 익었다 익었어.
이렇게 새까맣게 탔는데도 또 낚시 간다고 그럴꺼냐?
제발 좀 아서라 엄마가 안스러워서 못보겠다.'
그런데도 늘 괜찮다고 하며 방학이 되면 낚시를 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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