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눈과 빙어낚시

화천에서 산천어 낚시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보고 18일날 대회에 신청을 해 놓고보니 열기가 뜨거워지자 많은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고 해서 포기를 했습니다. 낚시하는데 시끌벅적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성미 탓이겠지요. 행선지를 강원도 인제로 정하고 빙어낚시를 하려고 이른 아침에 마눌님과 둘째녀석이랑 출발했습니다. 큰놈은 머리가 굵어졌다고 따라 가지 않으려고 하네요. 어릴 때는 잘도 따라다니더만... 긴 여정을 그림과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북대구 톨게이트는 아직 어둠에 휩싸여 있습니다. 한참을 달려 온 중앙고속도로. 강원도가 시작되는 이정표가 안개에 젖어 희미하게 보입니다. 안개비가 내려 노면은 젖어 있지만 달릴 만 합니다. 치악 휴게소입니다. 휴게소는 눈으로 온통 하얗게 덮혀 있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다시 북쪽으로 달립니다. 올라갈 수록 날씨는 점점 나빠집니다. 제설작업 해 놓은 것이 보이지요. 오늘의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 홍천 I/C에서 빠져야 합니다. 요게 초행길 찾는데 도움을 주더군요. 44번 국도를 타고 인제 원통 방향으로 줄곳 올라갑니다. 눈 내리는 가로수의 설경도 보기에 좋았습니다. 여정이 길어 재차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건물 뒤로 나무에 내려 앉은 눈꽃이 예뻐서 한 컷 했습니다. 인근 낚싯방에 들러 미끼(뭔지 아시죠?)도 사고 빙어 낚을 장소도 알아봅니다. 도착한 곳은 소양호 최상류권에 위치한 신남 선착장입니다. 군축교 조금 아래 지점입니다. 올해는 1월 30일부터 인제군 주최 빙어 축제가 여기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벌써 많은 천막 가게들이 들어서 있었지만, 아직은 많은 인파로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집사람은 채비를 드리우더니 추가 내려가고 미끼를 끼운 작은 바늘들이 차례로 내려가고 찌가 자리를 잡더니.... 금방 한 마리 건져 냅니다. 빙어낚시 실력도 저 보다 한 수 윈가 봅니다. 둘이서 연신 낚아 올립니다.두어시간 했는데 먹을 만큼은 충분히 낚을 수 있었습니다. 초장에 찍어 먹어보라고 하니 구더기로 잡았다고 아들녀석은 먹지 않겠답니다. 월~메나 맛있는데... 아들 녀석도 낚아보겠다고 찌를 응시하고 있군요. 줄이 팽팽해야 되는데... 나중엔 견지대 감기가 귀찮아서 줄낚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수심이 깊어 이 방법이 얼음릴대나 견짓대보다도 빠르고 효과적이였습니다. 미세하지만 빙어의 손맛도 느낄수 있고요. ㅎㅎㅎ 시간이 갈 수록 눈발이 거세지고 바람도 불어서 낚시를 접고 나오면서 폼 한번 잡아봤습니다. 어차피 오는 눈! 조금 염려는 되었지만 철수길은 눈이나 실컷 보기로 작정하고, 내설악으로 들어가서 한계령을 넘기로 했습니다. 기암 절벽위에 꼿곳이 서있는 나무들은 위풍당당하게 보입니다. 한계령 휴게소 앞마당입니다. 눈발은 더욱 거세져서 펑펑 내립니다. 양양 쪽으로 내려 가다보니 행락객 차량보다도 체인을 파는 차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영동 쪽으로 내려오니 날씨는 좋은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태백산맥의 위력인 것 같습니다. 오색에 있는 거시기호텔 온천에서 언 몸을 녹이고 집으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원거리 나들이를 겸해서 빙어낚시를 가실 분들은 괜찮은 장소 같았습니다. 날씨만 괜찮으면 쉽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하시는 분들은 축제시작 전에 가심이 좋을 듯 합니다. 빙어 개체수는 엄청 많았습니다. 떼로 몰려다니는 빙어 특성상 입질이 없다가도 조금 있으면 금방 두세마리씩 달려나오더군요. 빙어낚시는 특별한 기법이 필요하지도 않는 낚시라서 여성분이나 아이들도 즐길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