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절취 ..

방금 시골에서 농장 가꾸시는 제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수확앞둔 생강밭에 도둑이 들어 생강을 몽땅 뽑아가 버렸다는 .. 그 생강 아버지께서 무리하게 일하시다 뇌졸증으로 쓰러져가며 가꾼 농작물입니다 돈으로 치면 별거 아니지만 파헤쳐진 생강밭에서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에 한참을 우시다 오셨다고 합니다 버리고간 목장갑만 흔적으로 남았는데 워낙 오지라 길가에 방범 카메라도 많지않아 도둑을 잡기는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파출소에선 순찰을 하겠다 하지만 그넓은 벌판을 경찰 순찰만으로 다 막을수는 없겠지요 연세 칠십이 넘으신분들이 자식키우듯 가꿔온 농작물들인데 그걸 가져가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까요 시골농사를 대단위로 짓다보니 인부들을 많이 쓰게 됩니다 그런데 그인부들로 오시는분들이 거의 칠십 넘으신 어른들이십니다 사람이 없는 시골에서 당신몸 하나도 건사하기 불편한 분들이 인부로 일하고 또 농사를 짓습니다 어쩌다 낯선 시골마을 들어가 길을 물어볼려면 요즘엔 사람 만나기 힘들어 길묻기도 힘든곳이 시골입니다 한집건너 빈집 두 부부가 한집에서 집을 지키며 살아가는 농가는 한동네에 반도 안됩니다 제어머니 아버지 세대가 끝나고나면 농촌에 남을 사람이 없을겁니다 젊은 사람들 하나 없는 시골에서 빈농지들 .빈가옥들만 허허로운 벌판을 지키게 되겠죠 농작물 절취범이라 믿고 싶습니다 간혹 나들이 나선 외지사람들이 함부러 밭에 들어가 농작물을 손대고 밭고랑에 앉아 볼일을 보고가고 농장이 저수지 근처라 낚싯꾼들이 주인없는 빈집에 들어가 마당에 내놓은 호박같은걸 들고갑니다 그때마다 제부모님 도시 사람들이니 신기해서 그럴거다 내자식도 외지에서 사는데 .. 하며 이해하셨답니다 종자사다 심고 가꾸며 칠순이신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쓰러지며 가꾸셨던 생강밭 .. 네 아버지 불쌍해서 .. 말씀을 잇지 못하시는 어머니께 해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지각없는 분들이 아니고선 그리 못하시겠지만 절대 농작물에 손대서는 안됩니다 밭에서 수확을 기다리는 농작물은 시장에서 사먹는 값싼 채소 과일이 아닙니다 농부들의 피와땀 .그분들의 가엾은 삶 그자체입니다 혹여 낚시중 농작물에 손대는 장면을 목격하신다면 신고라도 해주십시요 밭에 못들어가게 해서 고집불통에 촌사람들 이라고만 여기지 마시고 앞마당도 내어주는 그분들이 왜 그리 됐는지도 생각해 주시기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