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세요?. 여러님들.
어저께는 직장에 행사 및 회식이 있었습니다.
회식만 있으면 개구리가 되어 집에 들어오는 제가
과감히 저녁만 먹고 오겠다고 집사람한테 다짐을 하였네요...ㅠㅠ
하지만, 어디 그것이 가당키나 하겠습니다.
한잔만 하지뭐... 한 것이 동생 좋아 형님 좋아 하다 보니
어느새 제 의지와는 상관 없이 2차 장소로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
퍼질러 있더라는 얘기지요.
어차피 퍼질러진 물... 어쩌겠습니까?.
내일 마눌한테 딱여 죽어 염라대왕님 면접을 보러 가더라도 고고씽!!
밤 10시를 갓 넘긴 시각, 바지주머니에서 울리는 소름끼치는 진동....
마치 딴짓하다 입질을 보고 살금살금 발소리 죽여 다가가는 평소의 저처럼...
흥에 취한 동료들을 연기처럼 빠져나와 화장실로 입소하여
"여보지요?"
"응, 식사시간이 조금 기네???"
"으응, 밥만 묵고 오는데 .... 덩치 큰 후배놈 세놈이 달려 들어 납치를 당해뿌따 아이가?.
두놈은 우예 해 보겠는데, 세놈은 쪼까 버겁데..."
" 그래서, 몇시까지 들어 올낀데?"
"으응, 거기...오늘중으로는 들가지 싶따..."
잠시 정적.... 나는 식은땀 삐질...
"들어올 때 막창에 소주 1병 사다 주면 12시까지 들어 와도 용서해 주께"
"아라따, 아라따, 마눌 땡큐... 알라뷰"
그렇게 안개처럼 제자리로 돌아가 아무일 없는 듯이... 집에서 큰소리치고 사는 남자처럼,
1시간여를 보낸 후 3차로 가는 이동코스에서 조용히 제일 믿는 후배놈 한놈한테
"00야, 형님 쫌 살려도고... 지금 안 들가면 너거 형수 진짜 날 죽일꺼 같데이..."
그리고 총알같이 택시에 올라 집근처 단골 막창집에 들러 10분만에 포장을 하고
소주 1병을 사들고 빛과 같은 속도로 귀가.
땀 삐질 삐질 흘리며 들어가자 마자...
"여보, 우리도 막창집 차리까?. 손님이 얼마나 많던지 포장하는데 한 3-40분 걸리더라...헤헤"
"술꾼 마누라로 살다 보니 당신도 수단이 마이 늘었데이..."
그래서 비굴한 목숨 연명했고, 저희 집사람은 제가 사온 막창을 둘이서 맛있게 먹었더랍니다.
때로는 이렇게까지 하고 살아야 되나 싶지만, 돌이켜 보면 이런 가정과 두 딸들이 있어
행복하고 어렵게 시간내어 다녀올 수 있는 낚시의 시간이 더욱 기쁘고 행복한 듯 합니다.
여러님들, 감히 한말씀 드립니다.
"붕어한테 들이는 정성 어부인한테도 쬐끔만..."
그리고 인터넷을 보다가 가슴에 와 닿는 글이 있어 여기에 올립니다.
혹시 글쓰신 분이 월척회원이셔서 이 글을 인용한 것을 보신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요.
"결혼 8년차 남편의 이야기"
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드는 남자인데요..
저는 한 3년전쯤에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못하죠...
저의 경우는 딱히 큰 원인은 없었고
주로 와이프 입에서 이혼하자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더군요..
그리고 저도 회사생활과 여러 집안일로 지쳐있던 때라 맞받아쳤구요.
순식간에 각방쓰고 말도 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대화가 없으니 서로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갔구요..
사소한 일에도 서로가 밉게만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암묵적으로 이혼의 타이밍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들도 눈치가 있는지 언제부턴가 시무룩해지고
짜증도 잘내고 잘 울고 그러더군요..
그런 아이를 보면 아내는 더 화를 불같이 내더군요..
저도 마찬가지 였구요..
계속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이가 그러는 것이 우리 부부때문에 그런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요..
가끔 외박도 했네요..
그런데 바가지 긁을 때가 좋은 거라고 저에 대해 정내미가 떨어졌는지
외박하고 들어가도 신경도 안쓰더군요..
아무튼 아시겠지만 뱀이 자기꼬리를 먹어 들어가듯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러기를 몇달..하루는 늦은 퇴근길에..
어떤 과일아주머니가 떨이라고 하면서 귤을 사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기에
남은 귤을 다 사서 집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주방탁자에 올려놓고 욕실로 바로 들어가 씻고 나오는데,
와이프가 내가 사온 귤을 까먹고 있더군요..
몇개를 까먹더니 하는 말이
"귤이 참 맛있네"
하며 방으로 쓱 들어가더군요.
순간 제 머리를 쾅 치듯이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아내는 결혼전부터 귤을 무척 좋아했다는 것하고,
결혼후 8년동안 내 손으로 귤을 한번도 사들고 들어간 적이 없었던 거죠..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생각치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순간 먼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예전 연애할 때에 길가다가 아내는 귤좌판상이 보이면
꼭 1000원어치 사서 핸드백에 넣고
하나씩 사이좋게 까먹던 기억이 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져서 내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울었답니다.
시골집에 어쩌다 갈때는 귤을 박스채로 사들고 가는 내가 아내에게는 8년간이나
몇백원도 안하는 귤한개를 사주지 못했다니 맘이 그렇게 아플수가 없었습니다.
결혼 후에 어느덧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전혀 쓰지
않게되었다는걸 알게 됐죠..
아이문제와 내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말이죠..
반면 아내는 나를 위해 철마다 보약에 반찬한가지를 만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신경 많이 써 줬는데 말이죠..
그 며칠 후에도, 늦은 퇴근길에 보니 그 과일좌판상 아주머니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또 샀어요.. 그리고 저도 오다가 하나 까먹어 보았구요..
그런데 며칠전 아내말대로 정말 맛있더군요..
그리고 들어와서 살짝 주방탁자에 올려놓았구요..
마찬가지로 씻고 나오는데 아내는 이미 몇개 까먹었나 봅니다.
내가 묻지 않으면 말도 꺼내지 않던 아내가
" 이 귤 어디서 샀어요? "
" 응 전철입구 근처 좌판에서 "
" 귤이 참 맛있네 "
몇달만에 아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도 몇알 입에 넣어주구요...
그리고 직접 까서 아이 시켜서 저한테도 건네주는 아내를 보면서
식탁위에 무심히 귤을 던져놓은 내모습과 또 한번 비교하게 되었고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잃어버린 걸 찾은 듯 집안에 온기가 생겨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아내가 주방에 나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보통 제가 아침일찍 출근하느라 사이가 안좋아진 이후로는
아침을 해준적이 없었는데..
그리고 그냥 갈려고 하는데, 아내가 날 잡더군요..
한 술만 뜨고 가라구요..
마지못해 첫술을 뜨는데, 목이 메여 밥이 도저히 안넘어가더군요..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도 같이 울구요..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는 한마디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부끄러웠다고 할까요...
아내는 그렇게 작은 한가지의 일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일에도 감동받아 내게로 기대올수 있다는걸 몰랐던 나는
정말 바보중에도 상바보가 아니었나 싶은게 그간 아내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내자신이 후회스러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후, 우리부부의 위기는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가끔은 싸우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귤이던 무엇이든 우리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할수 있는것이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많다는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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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으시오!
붕어한테 해주는 것 2배를 어부인께 하세요.
나는 붕어한테가면 잠만 자니 마눌한테 가면 자주기만 하면 되겠죠 ㅎㅎ
좋은 글 감동이네요
마눌님께 정성을 드려야 한다. 백번천배 맞는 말씀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 동안 잘 계시죠?
마음에 찔리는 좋은 말씀입니다.
감동적인 글 잘 읽엇습니다.
나와 인생을 끝까지 갈 사람인데...
추천드리고싶은데 여긴 그런게 없어 안타갑네요.
안출하세요....
퇴근길에 글루텐 한봉지 사들고 가야겠습니다. 딸기를 좋아할까 바닐라를 좋아할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나이33살에 각시앞에서 이거 뭔창피인지 고개못돌리고잇네요 ㅋㅋ 눈물이글썽글썽
많이 느끼고 반성하고 갑니다.
작년 8월 금호강 연합정출에 뵙고 아찍......ㅎㅎ
다음주 영천에서 인사드리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