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惡緣)

5년전 헬스센터에서 날마다 마주치던, 시골 학교 교장 정년퇴임했다며 거들먹거리시던 오지랖 넓은 70대 얼쉰,,, 30분마다 밀폐된 화장실에 들어가 담배피우시고, 땟국물 흐르는 다기(茶器)에 녹차 담아서 새로 온 할줌마들 보면 한잔 하라고 여지없이 들이대시고, 에어로빅실 시간되면 소파에 앉아 신문 너머로 흘끔흘끔 아줌마들 몸매 감상하시고, (출첵인사 꼭 하라는 뜻인지) 저기 저놈이랑 저놈은 절대 인사 안한다는둥 묻지도 않은 멘트 날리시고, 지식을 자랑하고 싶으신지 카운터앞 화이트보드에 종종 교훈이 될만한 한자성어나 글귀를 쓰시지만 한문글자가 종종 틀리시고, 운동후 땀에 젖은 양말 탈의실 헤어드라이어 끼워서 말리시고, 샤워실에서 최소한 30분이상 금복주 자세로 철퍼덕 주저앉아 물틀어 놓고 물맞기하고 염색하시고, 샤워하면서 끊임없이 가래침 캬악 퉤를 반복하시고, 샤워후에는 스모 자세를 취한후 헤어드라이어로 정성스레 떵꼬를 뽀송뽀송하게 말리시고, 다른 얼쉰들끼리의 뒷담화 단골 대상이었던 이마 시원하게 벗겨지신 뚱보 얼쉰, 올초에 공원옆에 새로운 헬스센터가 생겨서 잘됐다하고 1년 회원권을 끊어서 옮긴지 한달도 안됐는데, 그분과 다시 딱 마주치게 됩니다. 차차 : (헉~!) 여긴 어쩐일로.. 얼쉰 : 거긴 사람들이 교양이 없어서 함께 못 어울리겠더라고,,,그래서 옮겼어! 여긴 사람들이 젊어서 좋구만. 오늘 샤워하다가 샴푸병을 바구니에 담아두려고 단 두어발짝 뗀 순간, 오지랖 얼쉰이 그순간을 놓치지 않고 절보고 큰소리로 외치셨죠. 얼쉰 : 어이~! 자네 붕알 밑에 비누거품 안씻겼어!! (샤워하던 사람들 다 돌아서 나의 탈 아시아급 사타구니를 쳐다봄. ㅡ.,-) 차차 : 네? 아, 네. 아, 아직 샤워 안끝났습니다. 다시 그 얼쉰의 루틴한 일과는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운동하는 시간과 꼭 같은 시간에 오시는지라 안마주칠래야 안마주칠수가 없는데... 일년짜리 회원권 끊었는데,,,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