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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사 수난사

IP : 93a47cbfeb350d7 날짜 : 조회 : 5921 본문+댓글추천 : 0

오래전 일입니다 집수리같은 건축일 할때죠 일없으면 같이 겟바위로 수로로 낚시다니던 후배가 있었죠 신상보호상 전기사라고 부르겠습니다 이친구 덩치는 산만한데 좀 미련한 친구죠 대궐같은 큰 저택 올수리공사 들어갔을 때입니다 벽채만 남기고 마루바닥까지 다 뜯고 싹 다 바꾸는 작업 점심식사를 마치고 현장에서 쉬면서 담배도 피고 일부는 신문지 몇장들고 오침하려 가기도하고 각자 휴식을 취하고 일할시간이 됐는데 전기사가 안보이는겁니다 "전기사 못봤냐? " 2층에 잠자려 간거 같은데요" 큰소리로 "전기사~~"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겁니다 순간 불길한 생각이 스쳐지나가는겁니다 혹시 벽채 다 뜯어놓은데 자다가 추락했나? 일꾼들이 다 흩어져 집안을 샅샅히 찾기시작했는데 없는겁니다 " 분명히 2층으로 올라간거 맞냐? " "네 자려간다며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사라진겁니다 작업은 뒷전이고 난리가 난거죠 부르고 구덩이 파놓은데 저택 조그만 연못까지 찾아도 없고 그런데 "가만 조용히해봐" 어디서 조그만 목소리가 들리는겁니다 "헤 헤 행님요 저 여기 있어요 켁켁 ~~ 소리나는 곳을 찾아가보니 저택 굴뚝속에서 나는 게 아닙니까? "전기사 거긴 왜 들어갔냐? "켁켁 행님 저 좀 끄내주세요 숨막혀 죽겠심더 흐으흑~~ 일단 사람부터 구조해야겠다고 했는데 도무지 워낙 좁은 굴뚝속이라 어떻게 끄낼 방법이 없는겁니다 " 안되겠다 119 불러야겠다 전기사 조금만 참어" " 헤헤 행님요 119는 안됩니더 제발~~"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겁니다 끼여있는 굴뚝 중간부분을 함마드릴로 깨고 그 구멍으로 칼과 가위를 넣어 말려 올라가 콱끼인 작업잠바를 찢어내고 겨우 끄집어 낸겁니다 끄집어 내고 보니 이건 연탄인지 사람인지 구별이 안갈정도 검댕을 뒤집어 쓴겁니다 화가 잔뜩난 건축사장이 " 너 뭐하는 놈인데 거긴 왜들어갔어? " 아무 대답도 못하고 눈만 껌뻑껌뻑 하고 한참 있더만 입을 떼는겁니다 신문지 몇장들고 자려고 2층에 올라갔는데 옆건물 목욕탕 여탕 반쯤열린 창문이 굴뚝 배기구멍과 마주보고 있어 좋은 구경 할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굴뚝속으로 기어 올라갔는데 배기구멍으로 보니 각도가 안맞아 뵈질 안더랍니다 그래서 헛수고다 싶어 다시 내려오는데 잡업복 점프가 위로 말려 올라가며 어께가 끼였고 움직일수록 더 끼여 꼼짝을 못하겠더랍니다 기사 일꾼들 다 박장대소 넘어가고 사장도 기가찬지 전기사 뒷통수를 치며 에레기 이 한심한 자슥아 다친데는 없냐? 옷벗어봐라 등이고 배고 긁힌데가 한두군데가 아니고 여러군데 사장이 살펴 보더니 전기사 씻고 퇴근해라 가서 약 좀 사 바르고 내일 출근해 그 한많은 목욕탕 숯검댕이라 안받을려는걸 사정사정해 들어가 씻고 퇴근 전기사 수난사가 여기서 끝나는 줄 알았는데 진짜 수난은 집에서 일어난거죠 다음날 현장으로 출근한 전기사 얼굴이 반쪼가리라 어디 아팠냐? 물으니 ( 참고로 전기사 마누라 엄청 거센여자로 부부싸움하면 칼들고 설치는 전기사가 못이깁니다) 집에 들어가니 마누라가 오늘 어떻게 일찍왔네 하면서 밥상을 차려주더랍니다 밥상을 받고 밥 한숫갈 뜰려는데 촉 좋은 전기사 마누라 " 당신 잠깐 이리와 봐 "하면서 흰화장용 가아제를 꺼내더니 침을 묻혀 전기사 눈까풀을 문질러 보더니 밥상을 확 치우며 " 참 이쁘게 그렸네, 어느 년이 아이라인 그려주더냐?"면서 고문이 시작된거죠 참고로 설명을 하자면 얼굴이 온통 검댕을 뒤집어 쓴 상태에 비누로 세수를 해도 눈뜨고는 할수가 없지요 눈을 감고 씻으니 눈가풀끼리 맞닿은부분 검댕은 절대 씻기질 않지요 그러니 자연적으로 아이리인 그린거 처럼 눈가풀 검댕은 남아 있었던거지요 ㅋㅋㅋ 불쌍한 전기사 사실대로 말했다간 변태로 몰려 더 박살날테고 묵묵부답 엄청 당했는 모양 전기사 출근했냐고 확인전화 온 전기사 부인에게 어제 굴뚝철거작업에 전기사 고생 많았다고 적당히 둘러 됐지만 노가다 마누리생활 20년차 촉좋은 부인에게 이해가 됐을지는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도 의문입니다 낚시가서 입질없고 이런저런 생각하다 전기사 생각만 하면 혼자 실실 웃곤합니다

1등! IP : b881e72a40a49d6
전기사 고생많았유

ㅎㅎ 미소짓고 갑니다

지금도 수리조선소나 조선소비스무리한곳엔 도장부서 샌딩공들
눈가 주름이나 눈까풀엔 씻어도 까무잡잡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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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463a9eac28c983e
가끔
오래된 사건이 추억으로 남아
기억에 떠오르는 경우가 많죠
되돌려 생각해보면
전기사님 같은분들이
의외로 순수한면이 많은분 같습니다
전기사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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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c29ac5b2c43c487
목표?를 이루셨어도 그림의 떡일텐데 머하로 굴뚝을 기어올라 갔을까유? ㅋ
전기사님 참..우둔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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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cb57f4fa858a44b
ㅎㅎ
사람의 호기심이란.?
연탄 공장에 일하시는 분들도 아이라인이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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