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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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반월지 조행기

IP : a2fdc5bc8740238 날짜 : 조회 : 3511 본문+댓글추천 : 0

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깊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올 해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를 할 지 갈등과 설레임을 달래며 이번 주 토요일을 기다렸다. 모처럼의 툐요일 비번, 밤낚시를 가려다가 계절이 계절인 만큼 안전빵으로 새벽길을 택하기로 했다. 이것저것, 빠짐없이, 김치, 라면, 내 물것도 챙겨서~휘이잉. 반월지, 6시 30분 도착. 말라버린 연줄기 사이사이로 26, 28 두 대로 지렁이 두마리씩으로 상차림을 먼저 하니 케미없이 찌를 볼 만큼 날이 밝았다. 그런데 물빛을 보니 영 탁하다. 개구리 눈꺼풀처럼 수면위로 막을 두른듯하다. 하지만 이상하게 별로 신경이 안간다. 오늘은 분명 참한 놈이 마중을 ...하는 마구 심장을 두들기는 기분과 동시에 오늘 역시 꽝인들 또 어떠랴 하는 느긋한 배짱을 선명한 찌톱에 올려 놓는다. 진량 연지 뒤편에 위치한 반월지는 서로 많이 닮은 저수지인것 같다. 십 년 쯤 전인가 내 기억으론 두 곳 모두 연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거의 연밭 수준이고 반월지의 제방과 무넘기는 그 사이 크게 보수를 한 듯 하다. 연지에는 베쓰가 있어 걱정이 되는 반면 아직 반월지에는 다행히 베쓰가 없다. 내년부턴 생태계 보호정첵으로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외래종 퇴치운동을 벌인다는 반가운 소식은 있던데 ...기대가 크다. 반월지로 터를 옯긴지는 구월 말 무렵 우연히 생각나서 들렀는데, 예전과 달리 준치가 별로 없고 붕어도 연지처럼 굵은 비늘에 하나같이 잘 생겨서^^ 그 동안 고생을 많이 했던 연지를 좀 쉬기로 하고 지금까지 쪼으는 중인 저수지다. 한가지 이상한 점은 예전에는 새우미끼가 잘 먹혔는데 지금은 새우를 쓰는 꾼이 거의 없다는 사실, 내로라 하는 한 새우낚시꾼도 밤새 말뚝만 박다가 날 샜다는 소문과 실제 새우 쓰는 분은 보지를 못했다. 요즈음 이도저도 아닌 낚시로 글루텐, 지렁이로 고기를 쫒아다니느라 겨를이 없지만 머잖은 날에 새우를 꿰고 그 느긋하고 황홀한 찌올림에 춤사위를 한 번 추리라... 입질 기다리는 시간 삼아 사설이 좀 길었습니다. 26대를 한 대 더... 29대를 ...준비중에 입질이 까닥까닥.(한마디두마디 한마디두마디) 홱 하고 채니 8치가 지렁이를 반 쯤 물고 뽑혀나온다. 날은 이미 밝았었는데 다시 한번 환해지는 기분과 이럴수록 조용해야는데 목구멍엔 휘파람이 나갈 길이 없어 맴돈다. "오늘은 일단 꽝은 면하는구나, 낄낄낄 " 29대 마저 던지고, 오 분이 채 안돼 또 까닥까닥. (찌맛은 계절탓과 미끼탓으로 크게 없지만 이렇게 가뭄일 때는 그저 움직여 주는 것만으로 황송하죠^^) 7 치 ...좋다. 한 시간 동안 너 댓 마리가 올라오니 마음은 이미 느긋하다. 물 속에서 힘을 쓰는 녀석들과 물 밖에서 용을 쓰는 놈의 기운으로 조금은 소란한 듯한 그 시간 ...여섯 번 짼가 일곱 번 짼가의 입질, 다른 입질 보다는 조금 정직하고 두 세 마디 더 올려준다는 느낌에 편안하고 또 정직하게 쳄질하는 순간, 퍽! ( 하하하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요 뭔가 물컹하기도 했고 투둑하기도 하고 하여간 지금껏 받아내던 손맛과는 전혀 감이 다른 그 머 있잖아요.) 수면위로 허연 배가 드러나면서 확신과 동시에 28 대가 이제껏 그렇게 휜 적이 없을만치 마음껏 휘는것을 느끼며 내 자신도 팽팽한 긴장속에서 허둥지둥...안전하게 랜딩시켜 바늘을 빼고 보니 놈은 아니 님은 내보다 더 놀랬나보다. 무겁게 몸을 뒤척이는데 정말 잘 생겼다. 내 낚시의 첫 월척인가? 손뼘으로 대충 재보니 한뼘 반 ...그럼 30 왔다갔다인데. 일단 월척이라 믿고 싶다. 모든게 좋았다. 이후로 7 치로 세마리 정도 더 뽑아내면서...무한한 상념에 젖는다. 마치 다른 사람이 잡은 것을 본 놈 처럼 그 장면을 곱씹고 곱씹고... 낚시 내내 방생을 할 것 인가 , 집으로 모셔 갈 것인가^^ ,선택을 남기고 있었다. 학교 다닐 때 26.5 ... 십 년 후 29.5 ...최대어^^였는데 두 번 모두 방생... 다시 십 년이 지난 오늘 월척이 분명한 붕순이인데, 찜을 해도 좋고, 탕을 해도 좋고, 그 한마리로도 충분한데...소소한 욕심이 흐뭇한 파장으로 속을 간질이고 있다. 점심으로 라면을 끓이고... 이제 찌를 바라보는 눈에 더 이상 열의가 없다.^^ 자리를 정리하고, 살림망을 풀어보니 월순이로 추정되는 놈 포함 촘 아홉수... 다른 놈들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희한하네~에^^ 어떻게든 길이를 재고 증거확보를 해야하니 폰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데 이 놈의 햇살이 너무 세다...통 보이질 않는다. 편안히 눕히고 끈을 하나 주워 길이를 맞춰 자르고 우리 월님들의 멋진 슬로우건 " 자연은 자연으로..." 을 따라 물 속으로 디밀어 주니... 올 때 그랬던것 처럼 갈 때도 말없이 기약없이 간다. 애인을 멀리 보내는 허전함같이 뭔가 그리움을 남기고 월순이는 물소리도 없이 돌아갔습니다. 집에 돌아와 자를 재 보니 끈 길이가 정확히 30.5 ! 보내고 온 뒤가 더 없이 기쁩니다. 30.5 ! 반월지 조행기 끝~ (넘 길었나? 쓸데없이)

1등! IP : fc9a00039faca21
낚시를 좋아하고 그 좋았던 때를 이렇게 조행기로 쓰면 다른분들도 읽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실감나는 재미있는 조행기 잘 보았구요....월~척 축하합니다.
추천 0

2등! IP : 3ae6cd9f2f66805
새매님
반갑습니다
재미난 조행기 제가 물가를 간듯한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추천 0

3등! IP : 0902e56654b296d
"새매님"이 게시물은 "돌돌이"로 부터 나도월척조사 란으로 이동합니다,,ㅋㅋ
캬,,좋습니다,,,30.5,축하합니다,,,,,,
월척조사란에 올리시지요,,
마릿수와 덩치까지,,,,참으로 좋은 날이엿네요,,
축하합니데이
더욱더 재미난 조행기 기대합니다,,,,,,,화이팅,,,,,,,,,,,,,,,,,,,,,,,,,,마냥 부러분,돌돌이
추천 0

IP : 1b66e7ba2c87a25

새매님! 안녕하세요.
저도 돌돌이님!의 의견에 한표 던집니다. 월척조사란에 올리세요.
"반월지"라함은 "침범지" 라고도 하는곳 맞나요? 유명한 대물터이지요.
30.5cm 워~리 포획 하심을 축하합니다.
재미있는 조행기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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