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오월, 생각지도 않은 생일선물을 받았습니다.
살아가면서 저에겐 버팀목 같은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착잡한 마음을 면도한 선물 하나
훈련이 없으면 휴가 일정을 아비의 환갑에 맞춰보라는 부탁에
아들은 제 환갑에 맞춰 아내와 딸아이와 아비의 선물까지
바리바리 싸 들고 휴가를 나왔습니다.
딸아이는 휘둥그레 놀란 표정으로 화색이 돌았지요.
평소 그 화장품을 갖고 싶었는데 비싸서 포기했다는 딸아이의 말에
면세품이라 아주 싸게 살 수 있었고 대신 줄 서서 기다렸다고 하였습니다.
녀석은 또 어찌 내 마음을 알았는지 면도기를 사 왔습니다.
앞선 휴가 때 면도기가 낡은 것이 마음에 걸렸던가 봅니다.
벌써 환갑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았고 이제 늙어간다는 생각에
생일 며칠 전부터 착잡한 마음이었는데
아들의 선물로 그 마음을 깨끗이 면도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두 달치 군 급여를 털어 산 선물 둘
아직은 불편함 없이 볼 수 있었기에 구닥다리 TV를 바꾸지 않았었는데
아들은 군에 가기 전부터 자기가 돈 벌면 엄마, 아빠를 위해 TV부터 바꾸겠다고 했지요.
불룩하고 조그만 TV가 보기 싫어 그러는가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이넘은 제 환갑에 맞춰 무려 두 달 치 넘는 군 급여를 모아
근사한 최신 평면TV를 들여놓았습니다.
크고 화질 좋은 화면으로 TV를 보는 즐거움보다
아들의 좋은 심성을 보는 것 같아 더욱 기뻤습니다.
그리고 생애 최고의 선물 셋
귀대할 저녁 즈음 아들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잘 도착했나? 건강하고 다음 휴가 때 보자."
"근데, 아빠 있잖아..."
"응..."
"아빠 같은 아빠, 세상에 없어요!"
듣는 순간 울컥하였습니다.
"그래 고..맙..다...."
늘 부족하고 못난 아비인데...
그런 아비를 세상에 둘도 없는 아부지로 인정해주다니...
육십 평생 가장 기분 좋은 말이었고
어느 값진 선물보다도 더욱더 귀한
생애 최고의 생일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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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번째 선물은 감동 그자체 입니다.
저요?
그냥.뭐...미역국이라도 얻어먹으면 다행으로
압니다.
전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서 공유는 못해
드리지만 허~ 진짜
마지막 아드님의 말에
너무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제가 다 떨리네요
요 아래글에 제가 쓴글의
아들놈도 선배님 아드님 처럼
잘자라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늦은 환갑 생신 축하 올리고
너무너무 좋으시겠습니다 선배님 ^^
자식 키우다 보니 공감 100입니다
세상 어느것보다 즐겁고 행복하시겠습니다
부럽습니다.
인생최고의 선물입니다
선배님 인생이 존경스럽습니다. 사랑합니다.
저도 전에 집에 테레비며 냉장고 관리기 엔진톱 등등 많이 사날랐는데 아들놈 그데로 따라할랑가 모르겠심미더 ㅎㅎ
B접점님, 고맙습니다. 미역국에서 빵 터졌습니다.
규민빠님의 아드님, 듬직하게 잘 생겼고 심성도 아주 좋아 보입니다.
인생이꽝님, 날숨님, 대물꾼조사님, 고맙습니다.
붕춤님, 존경까지야…뭐…험…^^;
내일부터 추워진다는데 얼음이 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부지. ㅡ,.ㅡ''
아들.ㅡ,.ㅡ''
피러 선배님과 갑장?
선배님도 칭구분 하고
대화 하실 때는
똑 같아 지시는 군요 ㅋㅋ
재밌습니다 ^^
?
자식을 보면 그 부모가 보인다~ 인가?
무튼 자식 농사 잘 지으신 거 맞습니다
'오나미'까지 불렀던 적이 있었지요.ㅋ
아부지라 하지맛!
푸른노을님, 알아서 크는 나무라 더욱 고맙지요.⌒ ⌒
제 아들놈도 공군 군대가서 첫 휴가때 아부지 묵으라고 홍삼액기스 사들고 지엄마 화장품 사들고 왔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사온 선물보다 항상 몇배 많은 휴가비가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한달에 한번씩~~~~~~
그래도 아들이 사다주는것이라 꼭꼭 챙겨서 먹었습니다.ㅎ
보는이에게 따스하게 하는 정담은 쭉 이어지기 소원해봅니다.
얼마전 장성한 아들이 기념일이라며 쑥 내밀던 봉투 생각이 겹치네요
다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 들이지요 ^ * ^
오늘도 마음의 외대일침을 베란다 창문 너머로 드리워 봅니다.
마부위침님, 뿌듯함이 물밀 듯이 밀려들었습니다.
마음조사님, 소확행이라고 하나요.
'마음의 외대일침을 베란다 창문 너머로 드리워 봅니다.' 詩 같은 멋진 표현이십니다.
一寸님, 그리 보아주시니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부자간.. 진심 부럽습니다.
확마~~~내 쫒아뿌까요? ㅎㅎ
요즘 밤새구 날새구 몰 열시미해서
그러지두 몬하구 ~대성하길 바라는 방법 말고는~
암튼 따뜻한 부자지간 부럽습니다
생신 축하드립니다 ^^
행복이 여기까지 와닿습니다.
행복하시겠습니다
아버지 살아가시는 모습 보고 자랐으니 아버지 닮아가는 것 아닐까요.
잘 사셨습니다.^*^
그 모두가 부모님께서
잘 거둔 덕분이겠지요.아부지와함께님 내외분의 심성조차도
흉 볼곳 없이 훌륭하시니까요.
근데
벌써 환갑이 지나신거라굽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