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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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무척이나 따뜻한 아침햇살을 맞으며.......

肉 香 IP : 7ac3b12e0a895db 날짜 : 2002-10-31 20:43 조회 : 4321 본문+댓글추천 : 0

시월의  마지막 날을  산속에서 맞았다.

11월이면  산불조심 강조기간이라  나의 즐거움인  산골짝 못으로 낚시 가기도 힘이들어지니까.....

벌금 낼 금액이면  친구넘이 좋아하는 수파대도 너끈히 살 수 있으니까.^^*

기쁨조,
조가 맞는 친구,
맨날 납회라며  우리 집사람에게 퉁을 먹으면서도 찾아주는 친구와 또 찾아 들어갔다.
언제나 그렇듯이  산속 소류지는 아늑하다.
쉘터라는  그 분위기 그대로 가슴에 와 닿는  안식처!!!

이 추운 날에 어떤 넘이 대를 담그러 오것냐, 그쟈???
역시나,  우리 뿐.
조그만 못을 우리는 삼팔선을 그었다.
자동!!!
친구넘은 둑 좌안으로,
나는 둑 우안으로.  ㅎㅎㅎ
암벽 타는 기분으로.
좌우 손과 등에는 무거운 삶의 그 무엇인양  착 달라 붙은 짐 보따리.

오늘은  긴대를 중심으로..........
왜냐구?
이유는 없지. ㅎㅎㅎ
알긴 뭘 알어.  ^^*
우선  옥수수를 달고선 케미도 절약한답시고 늘 하듯이 6대를 폈다.
가끔씩은 5대를 펴고 케미 한개를 그냥 밝혀서 발아래 두기도 하지만......
새우 채집망을 던졌다.
중태기가 대부분이고 새우는 ......
참나원,  알라 뿐이네?
또 던져 넣었다.  큰 넘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님들은  채집망에 중태기가 나오거나  미끼를 중태기가 물고 나오면
기분이 어때요?  ㅎㅎㅎ
사실 나는 그넘이 나오면 기분이 좋아지거덩. 허허허
붕어가 깨끗할거 아니겠수?  ^^
여하튼,  둘은 마주 보며 앉아선 상대방의 케미 불빛만 감상했지, 뭐. ^^*
얼마나 지났을까?
상류 산자락에서 뭔가가 부시럭 거렸다.
점점......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흙을 팍팍 긁는 소리,
거칠게 몰아 쉬는 숨소리,
후다닥 거리는 분주한 소리 등등......
가끔씩은 켁켁 거리는 비명 소리도 들려 왔다.

만약에 이쪽으로  달려 온다면?????
앉은 자리는 급경사에다가  바로 앞의 수심도 만만찮다.
꿩 대신 닭????
요넘이 온다면  우샤샤~~~~~ 해 가지고설라무네  물에다가 확 밀어 넣어서 물 몇번 믹인다음,
삐죽한 받침대로 마구 마구 때린 다음에 4칸대를 휘둘러서 콧구멍에 정확하게 두바늘을 꽂아서리......
쥑이는 손맛을 봐야지.
그다음엔,
서슬이 시퍼런 나의 애검으로 무 베듯이 싹둑 싹둑 짜르고 썰어서.....
쿠하하하하........
입안에 군침이 돈다.
꿀~~~~~꺽 !!!!

한참동안이나 과격한 분위기의 연속이었다.
숨소리로는 상당한 크기의 멧돼지 같았다.
오늘  포식하겠구만. 하하하.

어라???
건너편으로 불빛이 움직인다.
왕방울 눈을 가진 멧돼진가?
이런 이런,  친구넘이 무서워서  도망을 가는 모습이 아닌가.
한참이나 지나서야 험악한 분위기도 가라앉았고
나의 군침 도는 상상도 깨어져 버리는데.........
친구넘이 어느샌가 내 옆에 와서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무서워서 죽는줄 알았다나?
둑에 세워둔 차의 적재함에 동그라니 올라 앉아 있다가 왔단다.
뽀하하하하하......
나는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말이다.
세상이 이렇게나 고르질 않으니, 허허허

적막!!!!!
이윽고 긴 장대 4칸의 찌가 움직이고 있었다.
시간은 어느덧 자정.
깔짝 깔짝.......
사르르르.....
고요.......
사르르르르.........
이를 어쩌나.
어어~~~???
옆으로 슬금 슬금 !!!
츠 팟 !!!!!!!!!!
후하하하하하.

세상에나,  이럴수가.
근자에 볼 수가 없었던 광경에 흥분이 마구 마구 되었다 이 말이지요.^^
새우를 꽉!!!!!! 물고 올라 온 넘은 바로....

가재 !

곧이어 3.5칸에서도 꼼지락거리며 스르르르르......
아까하고 별반 다름이 없음에,  또 가재겠지. ^^*
슬쩍 당겼다.
우~~~씨,  힘을 쓰며 옆으로 짼다.  허걱!!!
25.
허허허......

날이 밝아오면서 우리는 멧돼지 가족의 놀이 현장을 확인했다.
놀았다기 보다는 아마도 싸웠겠죠?
커다란 발자욱과 앙증맞은 아가 발자죽이 흩트러져 있는 상류를 돌아 보며,
닐리리 맘보를 췄던 중태기와,
무척이나 오랫만에 만났던 두마리의 가재와,
고만 고만했던 붕어를 보며,

우리는 시월의 마지막 날의 아름다운 아침을 맞았다.
참으로 아침 햇살은  따뜻하더군요.
추천 1

1등! 물사랑 02-10-31 22:55 IP : 60ddd5f9dd00543
이수일과 심순애가 대동강변을 산보하는 옛노래가락과도 같은 육향님의 조행기를
읽으면서 절로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저보다는 풍성한 조황이니 우선 축하 드립니다.
육향님의 싯구같은 아름다운 글들을 자주 읽고 싶습니다.
추천 0

2등! 안동어뱅이 02-11-01 09:10 IP : 60ddd5f9dd00543
그거가 어딥니까?
엽총을 들고 가려고요.
멧돼지 한 마리만 잡으면 쓸개를 뽑아서
소주에 담갔다가 먹으면 신경통에 직빵인데...
4짜보다도 훨씬 낫지요.

시월의 마지막 날을 물가에서 맞았으니
참으로 행복하시겠습니다.

어뱅이도 어제, 그제 날씨가 좋아서
몇번이나 망설였지만
회사에 일 때문에 포기를 하고
오늘 밤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침부터 바람이 불어대니....

건강에 유의히시고
마지막 대물을 잡으소서!
추천 0

3등! 뚝새 02-11-01 09:59 IP : 60ddd5f9dd00543
아무 욕심 없이 떠나는 無慾釣行이 이런 것이다 라고 일깨워 주는 듯 합니다.
오로지 사구칠을 땡기겠다는 욕심 많은 저에게 많은 걸 생각케 해주는
한편의 시 같은 조행기네요....
산 속에서 맞이한 시월 마지막 날의 그 따뜻한 햇살이 겨우내 육향님과
함께 하길 빌어봅니다.

나중에 꼭 왕새우 잡아주세여. ^___*
추천 0

肉 香 02-11-01 10:45 IP : 60ddd5f9dd00543
이런 맛 아시지요?
쓸까 말까 망설이다 쓰긴 썼는데.........
사람의 부질없는 욕심이라는 것이 더욱 쓴웃음이 나온다니깐요. ^^*
이제나 저제나 언제나 올까?
밤세워 기다리는 그넘의 찌올림처럼.........
물사랑님이나 어뱅이 선배님의 뒷글 말입니다요. 허허허.
아침에 확인하는 순간!!!
그거 있지요?
라이센스를 받아든 기쁨같은것, ㅎㅎㅎ
더구나 뚝새님의 안성맞춤의 간간한 후식까지 .........
고맙구먼요. ^^*

덧붙임: 뚝새님요, 보소.
無慾釣行, 뭐 이런 뭔가가 있는듯한 폼은 어뱅이선배님이나 물사랑 님 같은 분에게만 전매특허된 것이니 지같은 넘에겐 함부로 쓰지 마세이???
아닌줄 알지만 그래도 부끄럽구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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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붕어 02-11-01 11:40 IP : 60ddd5f9dd00543
육향님의 무협낚시 잘 읽었슴다. 돼지코에 쌍바늘이라 저두 한번 시도해 봐야지... 히히히히...
추천 0

붕애사랑 02-11-01 12:44 IP : 60ddd5f9dd00543
돼지코에 쌍바늘이라.......
예전에 속초에서 근무 할 때 방파제 낙시를 갔는데
바늘이 하늘로 올라 가더라구요..
훌치기를 했는데 멸치하고 고등어 놈들을 먹으려했던 하늘의
갈매기가 제 바늘을(가짜미끼임) 물고 올라가지 뭡니까
근데요..
하늘을 보면서 릴링하는 손맛 죽이는거 있죠...
돼지코에 쌍바늘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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