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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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붕어를 보여줄까?

뚝새 IP : e1411d1da3447d6 날짜 : 2003-03-03 19:27 조회 : 4083 본문+댓글추천 : 0

부슬부슬 비에 젖은 아침 공기를 가르며 집을 나서니 7시다.
4시 반에 일어나서 출발하려고 했는데 역시 오늘도 늦잠을 자버렸다.
전날의 비로 인해 수온이 많이 떨어져서 일찍 나섰더라도 조과의 차이는 없을거란 생각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일단 문경으로 가야겠다.
가서 현지 상황을 살펴보고 그 중 한 군데를 정하자.
아직도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하여간 이놈의 비는 정말 지긋지긋하다.
작년에도 그렇게나 비협조적이더니 올해도 이맇게나 배신을 때린단 말인가.
중부고속도로를 벗어나 괴산쪽에 이르니 비가 눈으로 변해버리면서 하얀세상이 눈에 들어온다.
조심해야지. 조심해야지.
미끄러운 데는 장사 없다. 그저 몸사리는 수 밖에.....
 
드디어 문경 도착, 여기냐 저기냐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회룡지를 향해 내달렸다.
지난번에 왔을 땐 관리소 우측부터 상류까지 꽁꽁 얼어 있었는데 이야 거짓말처럼 다 녹아버렸다.
상류로 진입하려는데 전날 내린 비 때문에 길이 질퍽하기 그지 없다.
 
으흠....
관리소 앞에 차를 세운 후 잠시 심호흡을 하고 상류를 향해 살살 움직였다.
아니나다를까 진흙을 타고 앞 바퀴가 스르르 미끄러진다.
으흐흐흐흐~~~~~
순간, 식겁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살짝 핸들을 반대쪽으로 돌리고 엑셀을 밟으니 다시 반대쪽으로 스르르르...
다행히 아무 탈 없이 질퍽거리는 마의장벽을 뚫고 무사히 상류쪽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쯤에서 '그럼 그렇지' 하고 무릎을 탁 칠 4분의 얼굴이 떠오른다.
크하하하.....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물**님, *수님, 떡*어님, *따라님 다들 좋다 말았을 것이다.
케케케....^^
 
바로 최상류 나만의 뽀인트로 이동하니 한 조사님이 떠억하니 자릴 잡고 앉으셨다.
"안녕하세요.!"
"입질 좀 보셨습니까?"
"아뇨, 조금 전에 도착했는데 아직 입질이 없심돠."
얼핏 보기에도 아직 물색이 맑아 입질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여기서 대를 펼까 말까 한참 고민에 휩싸여 있는데 옆 조사님의 찌가 스르륵 내려간다.
휙 챘지만 빈 바늘만 덩그러니 나온다.
저런!
아까비~~~
아침부터 계속해서 이런 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깔짝대다가 슉 내려가는데 채면 안 나온다고.
 
에라 모르겠다.
여기서 해봐야 오늘 날 샜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차라리 회룡지 밑의 작은 못으로 가자.
다시 차를 돌려 그곳으로 갔다. 길 옆에 차를 세워두고 장비만 챙겨 포인트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짐도 많고 여차하면 또 옮겨야 한다는 생각에 길 건너편 도로 옆에 최대한 바짝
주차해 놓고 대를 편성하였다.
 
계속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따금씩 비가 그치고 간간히 햇살이 비치기도
한다.
길 건너편 갈대숲 근처에 자릴 잡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9, 2.2, 2.6, 3.2, 3.5, 3.6, 4.0 7대를 펼쳤다.
많이 편다고 장땡은 아니지만 그래도 7대 정도는 펴야 모양도 이쁘고 낚시하는 맛이 난다.
또한 누가 보면 대물꾼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ㅋㅋㅋ
수심은 대략 50~90cm 정도, 바닥에 수초인 지 이끼인 지 청태인 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것들이 쫘악 깔려 있다.
 
새로 장만한 수조(중형 수조인데 윗부분이 깨진 탓에 1/3 가격에 구입)에다 미리 봉돌을 깎아온 터라 대 편성하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아싸라비요~~~
하여간 대 편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초짜라고 할 터이니 최대한 이 시간을 줄여야
대물꾼 소리 듣는데 지장이 없다.
 
약 45분에 걸쳐 대 편성을 마치고 커피 한 잔을 타서 마시노라니 기분 쥑인다.
얼씨구나~~~
오늘 이런 날씨에 입질을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추적추적 비가 내릴 때가 오히려 더 운치가 있어 좋다.
만일 찌라도 쭈욱쭉 올라온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텐데.....
 
이렇듯 황홀한 상상을 하며 곧 찌가 올라오리라 기대해보지만 7개의 찌는 꼼짝을 않는다.
아직 삼십분 밖에 안 지났는데....
조금만 더 있으면 뭔가 기별이 오겠지...
 
이제나저제나 하고 찌를 주시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형님인가 보니 새물찬스님이다.
잘 내려왔는 지, 지금 어디에 있는 지 물어보신다.
회룡지 갔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회룡지 밑 작은 못에 왔다고 말씀드리니 손맛 많이 보고
올라가라고 하신다. 어련할라꼬....
보아하니 전화도 없이 혼자 내려와서 단디 삐친 모양이다.
흐.......
그러게 있을 때 잘하라니깐....^^;
누구든지 한번 나한테 찍히면 시시각각 엄습해오는 싸늘한 냉기를 각오해야 한다.
고수에게 한 수 가르침을 받는거야 마다할 일 없지만서도 강권 내지는 강요를 해서는
아니된다. 부족하고 일천하지만 다 나름대로의 개똥철학과 개성과 취향이 있을진대
이래라저래라 하면 심장마비가 오기 때문이다.
다 연륜이 쌓이면 저절로 깨닫게 되리니......
앗!
4칸 대의 찌가 갑자기.....   

벗뜨.... 이쯤에서 안 쉬어 가면 설촌님 섭섭해서 안 되지요.^^
쫌만 쉬고 가자고요.
이번에도 별 호응이 없을 경우 시나리오대로 2부는 실종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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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탈퇴한회원 03-03-03 20:12 IP : 60ddd5f9dd00543
뚝새 대물님!
단단히 삐진모양이네요
편안하게 다녀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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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박중사 03-03-03 21:02 IP : 60ddd5f9dd00543
대물꾼 뚝새님 !
잘 다녀 가셨는지요?
안그래도 조행기 기다렸는데
이제야 올라왔군요 왠만하면
연달아서 올려 주시죠
언제나 월척의 산소 같은 뚝새님
2부 올리주이소! 퍼떡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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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Bigdduksae 03-03-03 23:10 IP : 60ddd5f9dd00543
대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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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dduksae 03-03-03 23:10 IP : 60ddd5f9dd00543
뚝새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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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dduksae 03-03-03 23:11 IP : 60ddd5f9dd00543
1부 2부 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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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dduksae 03-03-03 23:12 IP : 60ddd5f9dd00543
퍼뜩 피날레 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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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DDUKSAE 03-03-03 23:13 IP : 60ddd5f9dd00543
올려라,올려라,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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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회원 03-03-03 23:35 IP : 60ddd5f9dd00543
드디어 뚝새님의 조행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네요.
아쉽지만(?) 이번엔 아슬 아슬하게 빠지지 않았군요..ㅋㅋ
그 특유의 1부, 2부 감질나게 하는 것두 여전하구요!
왠지 아래께 부터 이유도 없이 온 몸에 냉기가 돌더니만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네요.(벌써 찍혔나 봐..꺼이 꺼이..)

빅뚝새님!
일단 반갑구요. 언제 함 물가에서 뵈야죠..^*^
그란데 , 뚝새님하구 정말 친 형제 맞는감요?..ㅎㅎ
월메나 스타일이 천양지차인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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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촌 03-03-04 08:13 IP : 60ddd5f9dd00543
흐미~~~

설촌뿐 아니라...
다른 월조사님들도 다 압니다~~~ 알고요~~~

보여줄 붕어가 없단 사실을!!! ㅋㅋㅋ!!!
붕앤(4~5치) 있지만서도...ㅎㅎㅎ...

만약 대물조사 뚝새님이...
정말로 대물(4짜...)을 잡으시면...
그땐 정말 걱정입니다...
모든 월조사님께 전화해서...자랑을 하실테죠???

어야튼동 즐낚하시고...
제가 한 인라인 합니다....
언제 함 조인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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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붕어 03-03-04 08:58 IP : 60ddd5f9dd00543
외로워 마~세~요~~~
그대곁에~~내가~~있~어요~~~~~

빨랑 2부하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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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사랑 03-03-04 13:14 IP : 60ddd5f9dd00543
조행기 게시판은 또 뚝새님의 독무대로 변모 하는구나......!!
길고 긴 조행기를 눈을 못떼고 끝까지 읽도록 만드는 교묘한 글솜씨,
그러나 다 읽고 나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조행기!!

참 묘한 재주란 말씀이야!!!
아무런 알맹이 없는 조행기로 거의 모든 방문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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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새 03-03-05 13:25 IP : 60ddd5f9dd00543
새물찬스님!
이제 부들밭은 저한테 넘기시죠.^^
지난번 출조 때 나무 작대기 4개를 쌔리박고 오고 싶었지만 아직 새물찬스님이 대도 못 담궈본 곳이기에 최소한 한 번의 기회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냥 돌아왔습니다.
머지않아 그 못은 우리 뚝새형제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요.
조금 더 가서 갈대밭이 있다고요?ㅋㅋㅋ

박중사님!
지난번 출조 때 추워서 혼났죠?
부담 갖지 말고 먼저 들어가셨더라면 좋았을텐데....
텐트 안에 난로 끼고 앉았으니 추위에 고생하시는 박중사님과 비교가 되서리 엄청 죄송스럽더라고요...
그만 철수할까 싶었지만 먼길 와서 잔챙이 한 수로 마감하려니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끝내 밤낚수 하겠다고 버틴게 영 마음이 편치 않군요.
담에 꼭 한번 같이 출조하시죠.

참!
그리고 좋은 못 많이 알고계실텐데 두어 개만 좀 내놓으시지요.^^

행님!
이제 행님도 지를 진정한 대물꾼으로 인정하시는 것인감요? ^^
감질나는 조행기는 올해도 변함 없이 계속될겁니다.

한때딴따라님!
아직 찍힌 건 아니니까요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그저 괘씸죄 정도라고나 할까요? ^^
울 행님하고 저는 친형제 맞습니다요. 맞고요....
지가 막내다 보니까 쫌 철이 없음돠.^__*

설촌님!
좋으시겠음돠.
물사랑님이 설촌님을 위해 작업해 놓은 구멍이 있다고 하니까요.
언능 따라가서 사구칠 하나 땡기세유.
그거 원래 제껀데요, 국가와 민족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주저 없이
설촌님께 양보해 드릴랍니다.
근디 시간이 있을라나 몰러....^_*

떡붕어님!
감사합니다.
항상 옆에 계셔 주시면 고맙지유.^^
제가 없을 때 우리 행님 좀 잘 부탁합니다.

물사랑님!
비록 간발의 차이로 뚝새의 경쟁상대에서 탈락했지만 여러 월척님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영원한 고수가 아닐 수 없음돠.^^
허접한 글에 대해 이리 과분한 평가를 내려주시니 비록 웬수지간이지만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필코 붕어가 나옵니다.
기다려보시죠.
으무화화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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