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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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붕어를 보여줄까? 마지막편(붕어 나옵니다.^^)

뚝새 IP : a40745f5dfa2570 날짜 : 2003-03-07 17:52 조회 : 4427 본문+댓글추천 : 0

부웅 붕...
지난번 새물찬스님과 답사차 들렀던 환상의 부들밭을 목전에 두고 있다.
마음은 벌써 사구칠을 걸어내기라도 한 듯 설레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손과 발은 마치
랠리 드라이버 마냥 바쁘게 움직인다. 

어렵사리 부들밭에 도착하였다.
10분이면 충분할 것을 족히 30분은 더 걸린 것 같다.
덕분에 예정에도 없던 예천시내 관광을 다 했으니 대물꾼 체통이 영 말이 아니다.
혼자였기에 망정이지....
에혀~~~~

경운기라도 다닐까 싶어 최대한 뚝방 옆에 차를 바짝 세워두고 전광석화 같은 동작으로
짐을 꺼냈다.
두근반 세근반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바쁜 걸음으로 뚝방 위로 올라섰다.
이야호~~~~
혹시나 얼음이 덜 녹았을까봐 걱정했는데 눈을 씻고 쳐다봐도 얼음은 보이지 않는다.
어여 가자 어여 가....
낚시가방과 의자가 부딪히는 소리, 양손에 든 비닐봉지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불협화음을 이루며 정적에 휩싸여있던 부들밭에 대물꾼이 왔음을 알린다. 
덜그덕덜그덕, 부시럭부시럭.....

별로 큰 못도 아닌데 상류까지 단박에 이고지고 가려니 숨이찬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드디어 쓰러질 듯 포인트에 짐을 내려놓고 가뿐 쉼을 몰아쉬고 나니 한결 나아진다.
잽싸게 텐트를 치고 4칸 대를 꺼내들었다.
이놈은 최전방 부들밭 사이의 물골을 공략해야하는 임무를 부여하였다.

보통은 대 편성을 완전히 끝마친 후 미끼를 다는 편인데 이번에는 각각의 대 편성이
끝날 때 마다 지렁이 두 마리를 꿰어 던져 놓고 다음 대를 펴는 방법을 취했다.
다음으로 3.6칸 대를 꺼내들었다.
적군이 밀집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물골 왼쪽편을 공략할 생각이다.
주력부대와의 간격은 2m.

다음엔 3.5칸을 꺼내들고 물골 오른쪽 부들밭을 공략하기 위해 세팅하고 있는데
조금 전에 던져 놓은 4칸 대의 찌가 오르락내리락 춤을 춘다.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찌가 살짝 솟구치는가 싶더니 다시 쏙 들어간다.
들고 있던 3.5칸 대를 제자리에 내려놓지도 못한 채 옆으로 내팽게쳐놓고 후다닥 챔질을
시도하였다.
이런....
빈바늘이다.
그래도 입질을 봤다는 생각에 가슴이 벌렁벌렁 거린다.
점잖게 쭈욱 올려주는 입질은 아니라도 도대체 이게 얼마 만에 보는 찌올림이란 말인가!
야, 이거 오늘 일 내는구나. 크흐흐흑...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희열이 솟구쳐오른다.

3.5칸 대를 제대로 세팅하기도 전에 이번엔 또 3.6칸 대의 찌가 꼼지락거린다.
이번에도 쥐고 있던 대를 옆으로 던져 놓고 몇 마디 올라오기를 기다려 챔질을 시도하였다.
휘익....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달려 나오는 것은 빈 바늘 뿐이다.
으이그, 이거 뭐 이래? 열 받네 이거.

휴우~~~~
얼른 다시 지렁이를 꿰어 놓고 깔짝대는 입질을 무시한 채 3.5칸 대 채비를 마저 마쳤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3.2칸을 꺼내 오른쪽 가장자리 부들쪽으로 던져놓았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오는 상황에 굳이 시간 낭비하며 여러 대를 펼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다.
좋아, 오늘은 4대로 한판승부를 벌일지어다.

허둥지둥 4대를 다 펼쳐놓고 나니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긴다.
이렇게 대 펴면서 정신 없이 바빠보기는 낚시 입문 후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이제 커피 한 잔만 마시고 나면 니들 다 죽었다.
햐~~~
그러나 계속되는 입질에 커피를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겠다.
한 모금 마시려는 찰라에 4칸 대의 찌가 쭈욱 올라온다.
조금만 더 올리면 과감히 채리라 생각하고 있는데 어쭈구리....
이놈 좀 보게....
찌를 옆으로 질질질 끌고간다.
휘익~~

앗싸!
손 끝에 전해지는 느낌이 빈 바늘은 아닌 것 같다.
으흐흐 이게 얼마만이여.!
아쭈, 제법 힘을 쓰는데.....
물가로 끌어내어 보니 손바닥만한 넘이 주둥이를 벌린 채 허우적대고 있다.
구랴... 조금만 참아라.
내 금방 돌려보내줄께.
비록 5치 정도 밖에 안 되지만 오동통하게 살이 올라있고 빛깔도 누르스름한 게 영락없는
토종붕어다.
빅뚝 행님이 5치 한 마리를 걸어냈다고 하니 난 기어이 6치라고 우겨야 한다.
뭐 본 사람도 없고 한 치 늘이는 건 일도 아니니깐.....

이쁘다. 회룡지 붕어 만큼이나 참 이쁘게 생겼다.
밤새 비가 온 탓에 밭고랑 사이에 물이 고여 있어서 거기에 잠시 넣어 놓았다.
그리고 '찰칵'
핸드폰에 달린 디지럴 카메라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어 두었다.
붕어도 안 나오는 조행기를 왜 자꾸 보는 지 모르겠다고 투덜대시는 물사랑님과 기껏해야
붕애만 걸어낼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설촌님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버리기 위해선
이 방법이 최고다.
나중에 집에 가서 이놈을 마구 잡아 당겨 사구칠로 둔갑시키면 된다.
음헤헤헤~~~~

여전히 입질은 계속됐지만 챌 때 마다 빈 반늘이다.
안 되겠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다.
이번에는 정성스레 준비해온 메주콩과 옥수수를 달아서 던져 놓았다.
이 사이에 오른쪽 3.5칸 대의 찌가 안 보인다.
어라! 이게 어디로 간겨? 하며 두리번거리니 3.2칸 대 옆에서 오르락내리락거린다.
에구구...
늦었다 싶어 휙 챘더니 아쭈 이번에도 꽤 힘을 쓴다.
크기는 아까 그놈이랑 거의 똑 같다.

지렁이를 단 대는 계속해서 입질이 오는데 반해 메주콩과 옥수수를 단 대는 전혀 반응이 없다. 곡물성 미끼엔 아직 익숙치 않은 모양이다.
이럴 때 새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여전히 4칸 대는 던지기만 하면 바로 깔짝대는데 채면 안 나온다.
이것 참 돌아삐리겠다.
이젠 나도 지쳤다. 아주 찌를 끌고가는 경우에만 챔질하리라 마음먹으니 오히려 편하다.

서서히 어둠이 몰려온다.
이젠 입질도 많이 줄고 조금씩 추워진다. 바람도 제법 분다.
이제 그만 철수할까?, 아냐 여기까지 왔는데 케미라도 한 번 꽂아보고 가야지. 내가 누구여.
이윽고 어둠이 몰려오고 희미한 케미 불빛만이 수면 위에 아른거린다.
이따금 한 번씩 찌가 움직이긴 하지만 더 이상 가망은 없을 것 같다.
이제 그만 철수하고 조금만 더 날이 따뜻해지길 기다려 빅뚝 행님과 함께 출조하여
사구칠을 노려야겠다.

짜쟌~~~
문경붕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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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Bigdduksae 03-03-07 19:12 IP : 60ddd5f9dd00543
장하다,뚝새!
그 누구도 부인할수 없는 명확한 증거제시,흐리멍텅한 조명아래 빛나는 ,
요염한 문경붕어의 자태라니....!!!,
함께 하는이 아무도 없는 적막한 물가에서 진정 수고 했노라.
자! 이제 우리 형제 대물꾼, 대망의 마수걸이를 하고야 말았으니 올한해
우리의 조행길이 전도 양양 하리라! 하늘이시여 감사 합니다.붕어를 보긴 보았나이다.
추천 0

2등! 강산지기 03-03-07 19:34 IP : 60ddd5f9dd00543
ㅋㅋㅋ
두분 형제분이 참 재미 있내요
보기 참 좋슴니다
추천 0

3등! 다워리 03-03-08 11:16 IP : 60ddd5f9dd00543
ㅋ~~ 역시나... 마치 내가 낚시를 하고 있는듯이 헥!~ 헥!!~ 흥분되는 멋진 조행기 입니다.
두분 형제분의 돈독한 우의도 부럽구요.. 에구~ 우리 막내도 낚시를 좋아 하는데 이눔은 대체..흑..

지도 육자님 도움으로 채비를 유동채비로모두 바꾸고.. 찌도 ㅁㅅㄹ님의 월선이 대선이로 모두 바꾸고. 디카도 샀고 ... 모든 준비는 끝냈으니 이제 내도 특파원이다...

토요일이라 오후에 휙~ 한번 둘러볼 요량인데 날씨가 좀..우중충 하네요..그래도 ,,특파원은 출동 해야겠죠..
뚝새님 멋진 조행기에 기 죽어서 요즘 조행기를 못 쓰겠네요..우짜노~~
그리고 대물꾼 다워리가 한수 훈수 하자면 잔챙이 붕애들이 덤비고 새우가 없을땐..
지롱이를 3-4마리를 끼워서 수초 가까이 콱~ 쑤셔 넣어 두면 어린놈들은 감히 못 덤비죠..ㅋ~

물가서 만나 커피 한잔 나눌 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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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붕어 03-03-08 11:38 IP : 60ddd5f9dd00543
아~~~~~~!!!!
뚝새님 붕어 구경하기 너무힘들어~~~~
붕어보여준다하여 3탄까지 기다리고 기다린결과 역시 누가말한것처럼
결과는 ........ 그래도 붕애라도 본것을 다행이라할까요
붕어 구경하는것이 출조하여 내가 잡는것보다 힘드니 담부터는 먼저보여주고 1주일간밀어부쳐보심이......
===
다워리님 디카구입축하합니다
전 이제 디카대열에서 슬그미 빠져야겠습니다
제디카가 너무후져서 꺼내기가 부끄러울거같아
디카 잠수좀해야겠습니다 ㅎㅎㅎㅎㅎ
===그럼난 이제 뭐 먹고살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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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사 03-03-10 09:21 IP : 60ddd5f9dd00543
뚝새님~! 재미있는 조행기를 실감나게 잘 읽어보았어요...

5치 몇수낚는데 이렇게 재미있게 애기하시는데.........

사구칠 반이라도 낚으시면 난리가 안 나겠능교~~~~~~

농담이고요...........사구칠을 하도록 기원합니다~~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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