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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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5짜들의 힘찬 행진 (5짜만 보세요)

안동어뱅이 IP : d63f2a507b317f1 날짜 : 2003-04-28 13:54 조회 : 3693 본문+댓글추천 : 0

송화가루 날리는 4월 26일.
월척의 늙은이 5짜들이 실력발휘를 하기 위하여 힘겨루기를 하자는 제안을 도올붕어님이 하게 되었고, 다워리님이 공지로 올린 것을 천지대부님이 터를 잡고 물사랑님이 뒷자라지를 하여 이루어지게 되었다.

토요일날은 모처럼의 격주 휴무일인데 아침을 먹고 나니 엉덩이에 좀이 쑤써 앉아 있을 수가 없다. 8시쯤 안동을 출발하여 화남을 거처 신령으로 가면서 저수지를 찾았는데 못 가운데 정자가 없다. 천지대부님에게 전화를 하고 다시 2번이나 물어서 저수지를 찾아가니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그림 좋다!

상류에는 갈대와 말풀이 적당하게 어우러졌는데, 전날 내린 비로 모든 저수지가 흙탕물로 붉게 변해있지만 이곳은 유입수가 적은지 적당하게 흐리다. 저수지를 한 바퀴 둘러보고 이제는 마음대로 터를 잡아야 한다.
사실 먼저 도착한 이유는 좋은 터를 잡으려는 욕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감출 수가 없다.
(변견도 자기 앞이면 50점 따고 들어가는데 낚시꾼은 터가 50점이다.)

대구. 경북의 내노라는 대물꾼들이 다 모이고, 사실 어뱅이는 허접한 조행기나 말도 안되는 글을 수케오줌 마냥 찔기고 다니다 보니 이름이 알려졌는데, 그래서 모두가 고순줄 알고 있는데 꽝을 치게 되면 명예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므로 심히 고민이 되었던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보아 산란은 1차가 끝난 것 같은 생각이 들고 휴식기라고 판단을 하고 중류와 상류의 중간 길목을 지키기로 하였다.
오른쪽으로 맹탕을 노리고 왼쪽은 갈대 속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왼쪽 끝은 갈대를 조금 제거한 갈대속..... 3가지의 장점을 노린 것이다.

내가 터를 잡고 봐도 제일 마음에 든다. 어뱅이가 풍수지리학을 배우길 잘 했지...
완전히 좌청룡, 우백호다. 전면에 보이는 안산에는 수양버들도 보인다.
게다가 후 현무는 아담한 무덤이 있으니 누군지는 모르지만 음덕을 베풀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주를 미리 한잔 올렸어야 했나?

우측으로 말풀이 듬성한 곳에 가지채비로 26/32/25/32를 펴고, 다음에 갈대쪽으로 20/20/25/26 4대를 펴니 합이 8대..... 내가 봐도 너무 잘 폈다.
대를 다 펴고 겉보리 2봉지를 황토와 반죽을 하여 마음에 드는 짧은대 기준으로 3곳에 집중적으로 투입을 했다. 이래도 입질이 없으면 내 탓이 아니고 붕어 탓이다. 

우선 지렁이를 달아 놓고 옥수수도 드문드문 달아 놓고 앉아 있으니, 현지인이 가방을 메고 지나간다.
"아저씨 여기는 어디가 대물턴기요?"
"아마 산란이 끝났으니 수심이 깊은 곳이 안 좋켔는기요?
"지는요, 새우 대물꾼이거든요. 아마도 밤중에는 갈대 속으로 대물들이 들어 올낀데요. 그라고, 오늘 대회를 하기 때문에 한 마리를 잡아도 498을 잡아야 하거든요."
"그라머 묻기는 말라꼬 묻는기요?"
"그래도 첨 오는 곳이라 평소에 어디에서 대물이 나오는지 몰라서...."
"나는 지렁이만 해봐서 잘 모리겠니더."
"예 감사합니다. 잔챙이 잡으러 퍼떡가소. 나는 대물꾼이니더...."

곧이어 도올붕어님이 도착을 해서 내 옆에 갈대를 자르고 터를 잡는다.
"오늘 도올님은 꽝이니더. 내가 길목을 지키고 있는데... 그래도 잔챙이는 통과시켜 줄테니 그놈들이나 잡으소."
"대물들이 저 쪽으로 돌아서 올라오니더."
"내가 아까 지나가는 대물에게 물어보이 이 쪽으로 댕기다 카디더."

배가 고파서 라면을 끓일려니 늙어서 귀찮다.
영천에 있는 직원에게 SOS를 날려서, "나가 지금 여기에 있응께, 김밥이나 통닭이나 먹을꺼 사가 오너라."
이 놈이 누구 명령이라고 거부를 하랴!
불이 나게 김밥 3통, 통닭 2마리. 소주 3병. 물 1병. 레몬 한 박스......
"김밥이나 통닭이나 한가지만 사 오라 켔는데...."
도올님과 부들님과 넷이서 우선 잘 먹었다.

하나 둘씩 회원들이 도착을 하고, 동장님도 중간에 길을 물어서 찾아오고 5시가 되어서 본진이 도착을 했다.
다월리님, 사부인 빈손님, 대부님, 4월의 스타 용하님, 수파님, 박중사님, 솔로몬님, 무디님, 딴따라님, 빅뚝새님, 붕나라님, 에이에스8758님, 피싱님, 공작찌님 등등 ...그리고 물사랑님. 피싱VJ님의 수행비서....
(무순입니다. 혹 빠지신 분은 죄송합니다. 기억력이 나이 탓에...)

7시 저녁을 먹고 늙은이 중에 가장 늙은이 수파님에게 개회사를 부탁했더니, 뭔지도 잘 모르지만 길게 늘어지는 걸 보니, 이미 곡차가 조금 발동이 걸리는 것 같았다. 자기소개를 하고 소주로 우애와 전의를 다지고 각자의 진지로 투입하여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한 필사의 전법을 구사하기 시작하였다.

어둠이 내려서 새우망을 꺼내보니 새우보다 피라미와 참붕어가 말이 들어있어, 가지채비에 윗바늘은 참붕어, 아랫바늘은 왕새우를....
외바늘은 참붕어와 새우를 교대로 보초를 세우고, 어뱅이는 레이다망을 가동하여 두 눈에 불을 켜고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빈틈없는 경계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런데....
건너편 마을의 가로등이 정면으로 비춰서 눈이 부시고 대물이 불빛이 있는 한 이 쪽으로 오지 않을 것 같아, 가까이 있는 동장님에 부탁을 했다.
동장님은 동민의 부탁을 잘 들어주니까. 또 동민들도 동장님 말씀을 잘 들으니까..
동장님이 노구를 이끌고 주민을 방문했는데, 전자동 전붓대라 아침이 되어야 블이 꺼진단다.
조짓따! 오늘 밤낚시는 포기하고 케미와 가로등이 희미해지는 아침을 노려야지....

어느듯 밤이 한가운데로 지나가고 찌는 말뚝이고, 어느 누구도 물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
옆동네 수파님에게 놀러갔더니 소주를 권하는데 안주가 없는 것 같아 통닭은 안주로 드렸더니 소주나 하자면서 모이기 시작하고 본부석으로 가자는 것을 내 뒤에 명당에 터를 잡고 두꺼비 잡기가 시작되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주무시는 분이 화가 났을꺼다, 아니다 심심하지 않아서 좋았을꺼다.,
아니면 묘지 안에 누우신 분도 우리의 귀신이야기를 듣고 등골이 오싹해 졌을껴다.
두꺼비를 몇 마리나 잡고 무덤 위에서 귀신을 다 잡아도 꾼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새벽에 한번 승부를 하자면 차로 들어가 잠을 잤는데 아침을 일어나니 6시가 되었다.
아이고! 큰일 났네, 새벽시간을 놓치다니....
마음이 급해서 낚시터로 가면서 도올님의 망을 보니 빈망태다.
우선 안심이다. 왕대물꾼 도올님이 빈망태면 다른 사람껀 볼일도 없다. 다만 대부가 산모퉁이를 돌아서 가로등이 없는 곳으로 갔으니 걱정이지만....
또 4월의 398 행운아 용하님도 걱정이 된다.

시간이 없다. 8시에 마감을 한다고 했으니 남은 시간은 2시간.
2대는 지렁이를 달고 나머지는 참붕어, 참붕어는 낮에도 대물이 입질을 한다니까 솟아오르는 해를 보고 혹시 한 마리 들컥할런지....
그러나, 꿈은 사라지고 지렁이에서 7~8치 2마리, 5치이하 3마리.
옆에 도올님 3마리, 맞은편에 동장님이 잔챙이 한 마리를 건진다.

7시가 조금 넘어 다워리님의 철수를 하잔다.
망태속의 붕어를 어쩔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도올님이 망태를 주룩룩 솓는다.
어뱅이도 망태를 털고 집을 챙겨 나가니 하나 둘씩 모여서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계측을 하는데 어뱅이는 붕어가 엄따.

AS님이 7~8치를 몇 마리 가지고 와서 1등을 하고 어뱅이는 붕어가 없는데도 상을 준단다.
숙스럽고 미안하지만 집에 가서 자랑을 하려고 낚시대 한 대를 받았다.
"허구 헌날 대회를 가지만 언제 상 한번 타 와 봤슈! 남들은 금반지도 타 와서 마누라 준다던데,..." 마누라 잔소리가 겁이 났던 거다.
사실은 수파님이 기증하신 사진이 마음에 들었는데 순서가 되지 않았다.
모아온 쓰레기 5봉투는 청소대장 도올님이 또 가져가신다.
아마 집에서 폐품수집을 하시나보다. 빈병도 별로 없는 쓰레기를 물이 흐르는데 차에 싣는 것은 보니 돈이 되긴 되는 모양이다.?? 나도 담부터 쓰레기 모아다 팔아서 낚시대 사야지....

그렇게 5짜들의 젊음을 자랑하는 힘찬 행진이 처음으로 시작되었고 모두가 마음에 남았는지 한 달에 한번씩 모이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사실, 물이 좋고 붕어도 좋지만, 물보다 붕어보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흰머리와 눈가의 잔주름이 아름다운, 그래서 마음도 느긋한 중년의 멋쟁이!
5짜들의 만남이 더 좋지 않을까....

힘써 주신 모든 분들 감사 드리고, 물사랑님, 3짜 심부름꾼 붕나라님 수고 하셨습니다.
....See you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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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무월사 03-04-28 14:44 IP : 60ddd5f9dd00543
안 봐도 그림이 눈에 선 합니다
저희 엔티에서도 작년까지 오짜들 모임을 가끔가졌는데 올해는 아직...
멋진 모임이 될겁니다. 자주자주 모이셔서 새록 새록 정을 쌓으시기
바랍니다
추천 0

2등! 공작찌 03-04-28 15:44 IP : 60ddd5f9dd00543
안돈어뱅이님
구~수~한 글 잘읽었습니다
5 짜님들 마음은 2짜 더군요

추천 0

3등! 무디 03-04-28 15:50 IP : 60ddd5f9dd00543
안동 어뱅이님의 귀하신글에다가,댓글 단다는게 웬지송구해집니다.
먼 시간 운전하여 귀가하신다고 힘드셨겠습니다.

나이는 단지숫자일뿐이란 이야길 하지않더라도 대단하신 체력들과
의욕이 넘치는 싱싱하신 마음들에 다시한번 나태해진 내자신을 돌아보는,
뜻있는 하루였습니다.

그날 인간관계의 중요함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멋진 조행기 올려주신 안동어뱅이님께도 감사드리며 조만간 다시뵈올때까지 항상 행복하시옵소서 꿉~~~~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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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대부 03-04-28 17:07 IP : 60ddd5f9dd00543
오짜만 보라카시니 더더욱 궁금하여 훔쳐 보앗습니다.
다음에 만날때 까정 건강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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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03-04-28 19:16 IP : 60ddd5f9dd00543
답글 달면 몰래 본거 뽀롱나는데..
보지말래면 더 보고 싶은 걸 아마 어뱅이님이 노렸을거야 !
암...그렇고 말고..

어뱅이님! 만나 뵙게 돼 반가웠구요,
이제부턴 어뱅이님 글보면 자동으로 영상이 클로즈업된답니다.
뭔 영상이냐고요?..ㅎㅎ
한 여름 뙤약볕에 마늘 모종 심는 아낙네머리에 씌어진....
수건과 창모자를 쓰신 어뱅이님의 재미난 모습말입니다. ^^

농담이었구요!
어뱅이님 ! 조만간 다시 함 뵐수 있었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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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워리 03-04-28 21:53 IP : 60ddd5f9dd00543
행사 후기를 그래도 조금이라도 젊은 저희가 쓰야 되는데.. 체력이 뒷바침이 못 되어 죄송 합니다.
역시나 어벵이님의 구수한 글 솜씨로 다시 보니. 빨리 또 만나고 싶어 집니다.
천지 대부님을 다시 구슬리던 공갈을 치던 해 봐야 겠읍니다.
다시 뵐 때 까지 건강 하시고 한번 더 좋은밤을 쪼아 보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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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회원 03-04-28 23:13 IP : 60ddd5f9dd00543
후기 안 쓰길 잘한것 같습니다--어뱅이님이 다 대변 해 주셨는데 지 허접한글 읽고서 누가 좋아 하겠습니까
어떻던 고기는 못 잡았어도 사람을 낚았으니 이 보다 더 좋은 조행이 있겠습니까
어뱅이님이 노리신 수파님의 사진작품을 지가 먼저 챙겨서 죄송했습니다
그래도 바꾸어 드릴 맘은 조금도 없습니다--지가요 낚시다니다 마눌에게 칭찬 듣기는 난생 첨이라서요--앞으로 출조길에 잘 다녀 오라는 인사 보장을 받은 샘이거던요

인사가 늦었네 애 쓰신 ㅁㅅㄹ,ㄸㅂㅇ,ㅂ ㄴㄹ님 고생하셨습니다

어뱅이님 다시 뵐때 까지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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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8758 03-04-29 09:46 IP : 60ddd5f9dd00543
어뱅이님정말글쏨씨하나끋네줍니다두고두고기억에남을겁니다안동까지무사히도착하시고글까지올려주시그자리에참석했는것이정말인상에깊이남을것이니다천지대부님빠른시일내에자리마려한번하십시오금방달려갈테니어배이님안동쪽에도좋은곳이많다고하던데추천한번하시고자주만났으면좋겠네요모든회원님들좋은소식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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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03-04-29 10:49 IP : 60ddd5f9dd00543
어뱅이님 글솜씨가 감탄을 금할길 없음니다,,,유머어 감각도 좋으시구,오짜선배님들 모두가 한유머하시니 제자신이 초라하기 그지 없음다,,(아직 연륜이 덜쌓여서 그런가,,,)항상 웃으면서 살아가시니 건강걱정 하실일 없껬음다,,글구 제델구갔다가 델고오시느라 고생하신 용하님 다시한번 지면을 통해 감사한말 전함니다,,내내 건강하시구 즐낚하시길,,,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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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파 03-04-29 13:59 IP : 60ddd5f9dd00543
역시 어뱅이님 글 쏨씨는......
그린 듯이 찍은듯이 들여다 보듯이
깔끔 정결하고 정이 묻어납니다.
나이도 아닌데
잠깐 인사말하던 걸 잊은건
피로가 겹쳐서라고 변명을 늘어 놓아야겠구려.
아이구 챙피야.......
추천 0

fishing 03-04-29 14:13 IP : 60ddd5f9dd00543
어뱅이 님 만나 뵈서 반가웠습니다
일찍 도착 하셔서 그림 같이 대 깔아 놓으신거 보고
어느 분이 신지 참 궁금 했는데 어뱅이 님 일줄이야

필력 만큼 조력도 대단 하시다 느꼈는데 건너편의 가로등 불빛 과
바로 뒷편의 본부석 덕분에 498 을 못하셧군요 준비해오신 양주
잘 먹었습니다 자주 뵙기를 바라며 건강 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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