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침묵으로 하루를 보냈다.
금요일 아침, 하늘을 보는데 멤버가 전화를 한다.
짐 챙겨 고삼지 양촌좌대로 향했다.
올해는 절기가 3주는 늦어진 듯.
알자리를 찾는 대물들이 본류권에서 올라타니
버드나무와 수초 사이사이가 아닌 본류권으로 긴대를 펴란다.
너무 예민하니 6호 바늘? 그렇다면 충주댐 채비를 다 바꿔야 한다.
13호 바늘을 6호 바늘로 바꾸고, 예민한 스위벨 채비로 세팅.
혹시 모르니 버드나무 사이로 짧은 대를 3대 박았다.
5시 반에 멤버가 다음 주 월요일 출마선언문 초안 마무리 하고 도착.
저녁 먹고, 차분히 자리를 하는데, 6시 반에나 케미가 불빛을 밝힌다.
본류권 40대가 계속 깜박이지만 그대로.
6시 50분. 신경 끄고 처박아 놓은 버드나무 사이 32대가 빨간색으로 바뀐다.
살짝 한 마디를 올린다.
이어서 녹색으로 바뀌며 두~ 마디, 세~~ 마디까지 서~서~히 올린다.
“왔다” 소리에 멤버가 돌아보고
빨간색으로 다시 바뀌며 거의 찌몸통까지 쭈욱 뽑아 올린다.
올해 첫 “찌맛”
과감히 낚아챘는데, 싱겁게 끌려온다. 뭐지?
달빛에 비치는 몸채는 엄청나다.
바로 뜰채에 담는데, 바늘이 빠진다.
칠성판에 올려보니 4짜.
사실 좀 어이가 없다.
이 황망한 시국에,
만물은 깨어나 싹을 틔우고,
물속까지 봄이 와 대물이 알자리를 찾아 나섰는데,
우리들 가슴은 여전히 찬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