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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낚시 안해 ..2

IP : 9de29829ad11927 날짜 : 조회 : 4343 본문+댓글추천 : 0

그대로 밤을 새도 되련만 내일이 일요일이다 갓낚시 시간대 맞혀 새벽녁에서 아침 그리고 해질무렵부터 자정까지 온전히 낚시를 하려면 오늘 낚시는 아쉬워도 접어야 한다 체력을 비축해서 총총한 정산과 집중력으로 꼭 놓친 녀석을 잡겠다 .. 는 야심찬 계획하에 일곱치 한마리만 보고는 바로 철수 집에 들어가면 두세시가 넘도록 글도쓰고 티비도 보느라 날새기 일수인 토요일 저녁 저녁 서둘러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고 혹시라도 마눌 궁둥이 다가올까봐 모로 칼잠을 잣다 새벽 죽은듯 자다 눈이 벌떡 떠진다 네시 삼십분 참 희안하다 아침 출근 아홉시 목전에서야 겨우 일어나는 평일 풍경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욕실에 들어가 눈꼽만 떼고 밥통 열어 국물에 후루룩 들여 마시고 곧 출발이다 새벽안개 자욱한 저수지 예의 그포인트에 미리 준비한 대를 펴고 어젯밤 넣어뒀던 채집망을 건져왔다 쓰기에 딱 알맞은 새우 열세마리 .. 채비 던지는 소리에 혹 들어온 붕어가 달아날까 봉돌을 들고 가만 집어 넣는다 수면아래 급 경사 하면과 경사위 둔덕의 경계선에 부들줄기를 남겼었다 고기가 언덕을 올라 둔덕에 이르면 먹이를 취할것이다 도끼질당한 나무가지처럼 흔들리는 부들줄기 붕어가 들어왔다 보이는 것만으론 도저히 붕어가 낚일것 같지 않은 포인트 그러나 확실한 믿음이 배경에 있다 낚시티비 월척 특급에서처럼 잠겼던 캐미가 흔들리면 머릿속에서 둥 .. 하고 징이 울린다 2번 2번 .. 월척특급의 꾼처럼 입질온 대를 되네인다 왔다 녀석이 미끼를 건들였다면 먹어도 될지 판단후 곧 덤벼들 것이다 10분 간격으로 담배 두개피를 무는동안 입만 뻐끔거렸을뿐 미동도 하지 않았다 툭.. 툭.. 그리고 끌고 내려간다 헛챔질은 하지말자 움찔 거리며 금방이라도 추켜들듯 발동이 걸리는 오른손을 꽉 누룬채 참아내다 캐미끝이 물속으로 잠겨 옆 부들줄기를 치는순간 챔질 챔질순간 머릿속엔 몸뚱아리 전부를 보고도 잡지못한 덩치녀석을 그린다 그러나 큼직한 새우를 목안으로 넘기고 잡혀나온 녀석은 여섯치 붕애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10분간격으로 담배 두개피를 피고나면 거의 입질이온다 다시 둥 .. 3번 3번 보트를 타고 깊은 수심에서 하던 낚시와는 또다른 긴장감 무릎정도의 수심낚시니 그 긴장감이 훨신 강하고 진하다 눈이 빠져라 찌끝만 쳐다보는데 누군가 어깨를 치며 고기 나오요 ..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웬 지나는 산책객이 갤러리로 섯다 그통에 움직이던 찌끝은 오줌 싸버린 조카녀석 고추처럼 시들어 버리고 우리 형님이 여기서 사짜를 잡았는디 어쩌구 저쩌구 .. 이른 새벽인데도 갤러리로 선 사내입에선 술냄세가 느껴진다 속으론 내가 여기서 5년째 보트 .바닥 .어리버리 . 올림 다했는데 4짜는 못봤다 이눔아 하고 물속에다 콱 쳐박아 버리고 싶은데 갤러리를 그만 두고 싶지 않은가 보다 어차피 길옆이라 방해하는 이들이 있을줄 알았지만 하필 그 순간에 .. 주둥이를 오리 주둥이를 해갖고 퉁퉁하게 대꾸를하자 이내 눈치를 챗는지 쪼그려 앉은 궁둥이를 슬쩍 일으켜 세운다 고기 많이 잡으슈.. 니.럴 .. 가든 말든 하필 그순간에 엠뱅할 1234... 그가 간후 해가 뜰때까지 전날에 비해 씨알은 잘아졌지만 일단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했다 낮시간 좀 자고 다시 해질녁 타임이 있지 않은가 갓낙시 최고의 피크타임이라는 해질녁 .. 사람처럼 비오고 날씨 차면 깊고 따뜻한 곳에 웅크리고 있던 붕어들이 한낮에 데워진 수온으로 저녁이 되면 어슬렁 거리며 연안으로 사냥감을 쫒아 나온다는 해질녁 그중엔 어제 놓친 덩어리 녀석도 분명 끼어 있으리라 채비를 걷으려 하는데 맨 좌측 4번대 캐미가 모양이 좀 이상하다 움직인것도 아닌것도 같은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 것이다 원줄을 감은 1번대를 의자뒤에 내려놓고 다시 의자에 앉아 가만 내려보는데 휙 .. 찌를 가져간다 챔질 ... 그놈이다 큰 파장이 일고 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대를 세우는데 큰놈인디 4짜요 ? 간줄알았던 그 술취한 갤러리가 어디에선가 쿵쾅거리며 달려든다 그리곤 저만큼 펼쳐둔 뜰채를 들어선 마구 휘둘러 대더니 중심을 잃어 둔덕아래 물속으로 고꾸러진다 넘어질거면 혼자 넘어지지 젠장 .. 초릿대서부터 3번대를 그 육중한 체중으로 덮쳐 그만 줄이 끊어지고 말았다 뒤늦게 원줄 끝을 잡고 당겨보지만 이미 붕어는 빠져버리고 .. 아 진짜 .. 나 낚시 안할란다 너 거서 계속 자라 이 1234야 그리곤 씩씩대며 채비를 걷어서는 집으로 와버렸다 나 낚시 안해 .. 그리고 벌러덩 잠을 잔것이다 그리고 오후 마침내 기다리던 일요일의 해질무렵 타임 비가 조금 내리고 바람도 분다 상류 두편으로 놔녀 응원전을 펼치던 황소개구리들도 간간이 쉰소리만 내는밤 왠지 차다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져 이마를 적신다 입질이 없다 지렁이미끼를 껴 뒀더니 일곱치 한마리가 나온후 한시간이 지나도록 잠잠하다 두시간 .세시간째다 이내 상황 파악이 된다 낮은 수심에 가로등 까지 있는 포인트이니 면도하듯 밑둥까지 잘라선 안되는 거였다 자연적으로 선 부들줄기 들이 요소 요소 가로등 불빛을 차단해 그늘을 만들었을텐데 지나친 욕심으로 면도질 해버린게 첫번째 실수 또 밑둥까지 잘라낸 단면과 부들줄기들이 원래의 익숙한 냄세와는 다른 냄세를 풍겼으리라 첫날 호조황일때 상류 개구리들 울음소리가 요란했었다 밤이지만 날씨도 춥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춥다 저녁먹으로 슬금 슬금 나올 녀석들이 추워서 움직이기 싫은거다 때를 잘못 맞춘게 두번째 실수다 세번재 실수 취객 갤러리처럼 또 누군가 방해자를 경계하여 지나는 사람에 반응하느라 앉았다 섯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긴 그림자가 움직여 붕어들의 경계심을 자극한 것이다 그동안 뭐 한겨 낚시 한두해 하나 고거 하나 못 맞추고 무슨 낚시를 한다고 참 나 또 내일 낚시 안해 진짜로 안해 ..진짜라니까 안믿네

2등! IP : 99d25cabde3e717
비오는 몇일간 다시, 물색이 맑아 졌더군요.
밤에는 10도 근처 까지 내려가더니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물가에 가면 쓸데없이 참견 많고 선한 얼굴로 선의를 베푸는 많은 분들 있으시지요.
그래서 물가가 좋고 낚시가 서민적인 매력있는 일이지요.
주위에 모두 행세하고 난 체 하는 놈덜이 천지에 널린지라 그런 분들의 말 참견이 딴은, 그립습니다.

그깟 붕어야 다음에 잡으면 되죠 뭐.

몰색이 맑은 만큼 수초 사이에 넣어 봐도 입질이 그 전만 못합니다.
아직 마름이 다 자라지 않아 근거리에서 입질 받는 것은 쉽지 않고 뚫어 놓은 구멍 중에도 물가에서 거리가 좀 떨어진 29나 32는 되는 곳이 차라이 입질이 더 좋고,

아예 맹탕지에서 땟장 옆에 붙인것이 조과 면에서도 더 좋은 것 같더군요.

터트린 곳에서 또 입질을 받는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죠.
터트렸을 때, 하는 말 있지요? '어디 가겠어요? 물속에 있겠지요?'

낚시를 또 하든 안하든 잘 모르겠지만, 그놈은 또 물어 줄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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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dd71e2fdfd61b7e
그려 생각잘햇우 ㅎㅎ

그간 모아둔 장비가 솔솔한줄 아는데 ...

일괄 신청한당게 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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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7bec01782dc85c1
상황전개가 참 실감납니다! ㅎ

4대 거짓말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 노처녀 시집안간다는 말
둘 , 어르신들 오래살기 싫다는 말
셋 , 장삿꾼 밎지고 판다는 말
그리고 넷, 낚시꾼 이제 낚시 안한다는 말!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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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999496786a1c893
매번 느끼는 거지만

글솜씨 정말 대단하십니다

마치 눈앞에서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상황묘사가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삼세판이라 했으니 다음번에 그 떵어리 꼭 올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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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2cad2bb68b3783
추리소설마냥 잡힐듯한 사실감,긴장감이

낚시 모르는 사람도 님의 글에

낚시해보고 싶겠는데요 ^^

짦은 단편한권 읽은 것 같은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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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79b7fe883e3c1de
은둔자님 안녕하세요.^^* 잘계시지요?

글속에서 은둔자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어쩜 이리도 재미나게 쓰셨는지... 오랜만에 혼자 배꼽잡고 웃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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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79b7fe883e3c1de
예. 잘다녀왔습니다.^^

저도 요즘 낚시다니느라 바쁘네요. 은둔자님 만큼이야 하겠습니까만은 ㅎㅎ

은둔자님 낚시 안한다는 말씀을 누가 믿겠습니까.^^*

아이들과 사모님 모두 잘계시지요? 안부 전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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