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의 골짜기에 살포시 대를 드리운다.
나의 옆에는 항상 정겨운 산골붕어 형님이 대를 드리우고 있다.
청도의 깊은 골짜기에서 내려와 겹겹이 모인 청정한 물은 내 가슴까지 시원스럽게 만들고,
군데 군데 올라와 있는 수몰나무의 모습과 저 멀리서 불쑥 내민 키 큰 수몰나무의 모습들이
더욱 낚시의 운치를 돋운다.
초저녁 잔입질이 잦아 들고 어느새 자정을 넘기고 있다.
그리고 이내 잠시 졸았는가 보다.
새벽녘부터 한두방울 비가 내리며 청도의 골짜기에는 안개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그 신비롭고 아름다운 광경에 자연과 하나 되어 마치 내가 신선이 된 듯한 착각에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순간
좌측 수몰나무에 바짝 붙여 굵은 새우를 끼워 놓은 40대의 찌가 살짝 머리를 내민다.
고요한 수면위에 수줍게 머리를 내민 케미는 마치 너무나 밝은 섬광처럼 수면을 밝혔고,
풀어져 있던 나의 동공과 정신을 번쩍 들게 하였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마치 내가 착각을 한 듯... 찰라의 시간에 다시 수면 아래로 잠겨 버린다.
나는 텐트 옆에 세워둔 막걸리 한모금을 들이키고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물고 후우 하며 안개에 연기를 더한다.
내가 잘못 본 것일까???
담배 한개비를 다 피울 무렵 예의 그 대에서 1마디의 찌가 머리를 내어 놓고 딱 멈추어 버린다.
나의 숨도 멈추고 시선도 그 한마디의 촛점에 고정되어 버렸다.
잠시의 여유도 주어서는 안된다.
수몰나무에 박히는 순간 게임은 끝나 버린다.
이미 나의 두 손은 기마자세을 한 채 낚시대에 닿을 듯 말 듯 떨리고 있다.
거짓말처러 찌가 오르기 시작한다..
서서히 서서히 흔들거리며 올라온다.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와 내 심장의 쿵쾅거림이 붕어에게 경계심을 줄까라는 걱정까지 들 정도이다.
챌까 말까 챌까 말까?.
이제 찌는 몸통을 다 드러내고 기우뚱 넘어가는 듯 하더니 사선으로 서서히 끌리고 있다.
이때다.
두손으로 있는 힘껏 대를 쳐들었다.
치는 순간 나는 알았다. "이거 물건이다!!"
활처럼 낚시대는 휘어지고 터져나갈 듯이 줄은 쐑쐑 울어댄다.
하지만, 잠시 승리에 도취된 나의 방심에 두어번의 휘저음으로 반항하던 녀석이 2-3미터 앞 좌측 수몰나무에 그대로 쳐박혀 버린다.
그리고 무모한 나의 당김에 공허한 찌만이 허공을 가른다.
나는 그만 넋을 놓고 주저앉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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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준비하는 나를 보고 집사람이 킥킥 웃는다.
왜 웃냐고 물었다.
어제 자기 자면서 너무 웃겼단다. 양팔과 다리를 들고 허우적 거리길래
흔들어 깨웠단다.
여보! 여보! 하니...
"형님, 터졌뿌십니다!" 하더란다.
이상.... 지난 주말 산골붕어 형님과 청도출조에서 큰 놈 한마리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지
어젯밤 제가 꾼 일장춘몽 이었습니다...^^
낚였다면 마이 지송시럽구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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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님이 참 황당했겠습니다~~
옛날방식으로 낚시하기 걸렀구요.
낚시 방법 새로 개발 해야겠습니다.
아아아아~~~~~~~~~~~~~~~~~~~~~~~~~~~~낚였다.
안낚이는 방법도 연구해야겠습니다.
금호강!
막걸리가 문제입니더~~~~~~~~~~~~~~~~~`
천만에 말씀입니다.
제가 다~ 스릴을 느꼈는걸요.
다음부턴 터트리지 마시고 성공하십시요 ㅎ
주디 째졋쓔~
ㅋㅋㅋㅋ꿈깨셨네요
다음번꿈에 꼭대구리 하세요 ㅎ
꿈이든 현실이든 무조건 걸어 올렸어야죠. 느슨하게 풀었다가 다시 당겨 보던지
아니면 톡톡쳐서 감긴 수초를 풀어내던지 그게 기술이지, 그래 어티기 건건데 그걸 놓쳐요?
다음엔 그러지 마세요!
다행히 "정마담, 거기..터졌뿌십니다!" 이렇게 안했으니...ㅋ
주루룩 내려오기전에
터진곳 어딘가 전번 누를뻔했네여
우~~~~ 왕
낮은 투피... 콜!!!ㅋㅋ
아이구야 ㅋㅋㅋ!
3년전쯤 일인데 겨우 한번입질에 덩어리 걸어 발앞에 수초위로 태우려 만세부르며 애쓰는데
뭐꼬? 걸었나?
예 형님 드디어 한마리 걸었심더...
마 터잤뿌라~...정말 터졌습니다 목줄이.....
꿈에서라도 한번 걸어 보고 싶네요
낼 저녁이나 금욜 새벽에 도망 가려구 준비중입니다
목욜에 눈비 오더라도 기온이 안떨어진다고 하니 무조건 튑니다
읽어 내려가는 동안
내 심장도 같이 터지는줄 았았습니다.
꿈도 대리만족됩니다 ㅎㅎ
근데 얼굴은 보셨는지..??
내빼고 가니깐 카죠ㅋㅋ
우리 빨리 참붕어빨 받으러가야죠^^
4월초 기대합니다.
놓친건 다 4짠데
꿈에서 터졌으니 오짜 이상입니다!! ㅎㅎㅎ
암튼 터져버렸으니 제가 다 아깝네요.
아까비!!!
어사또님 만선입니다~~ ^^
주중에 대빵구리 598로 안으실깁니다
사모님이 기겁하셨을것 같네요
ㅎㅎ
상상은 가네...그래도 다행인거는
제수씨 신체의 일부분을 잡고 챔질하지 않았다는거는
정말 다행이네....다음에 내가 걸어내고
바늘 새로 끼워 손맛보게 해줄께.....
요번주는 숙제 하는 날이지 열심히 하게나
술좀 줄이고...일찍 들어가서 공주들과 놀아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