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이란 말이 실감이 나는 계절.
거제도로 출정을 하려고 했으나, 바다가 저를 받아주지 않고, 물때도 맞지를 않아 본업에 충실할려고 붕순이 찾아 떠났습니다.
전국적으로 행정구역상 가장 많은 저수지를 보유하고 있는 , 딱 한번 대를 드리운적 밖에 없는 저에게 있어 미지의 장소로 남아 있는 영천. 그 딱 한번의 대를 드리운 곳이 지금도 생각하면 뒷골 땡기는 뒷골못.ㅋㅋ
항상 그러하듯 부푼 마음을 가누며 달려가는 차창 너머로 깊을대로 깊어진 가을의 정취들이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초행길, 인근 식당 이름하나 달랑 네비에 찍어 달리기를 1시간 가까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황금빛 물결로 출렁이던 들녘은, 이미 추수가 끝이나 빈들녘으로 변했고
그 빈들녘을 휘돌아 오는 바람결엔, 지난 여름 무수히 흘렸던 농부들의 땀내음과 그기에 화답하듯 충실한 열매로 영근 추수의 기쁨을 노래하던 풍년가가 들려 오는듯 합니다.
알알이 탐스럽게 익은 사과밭을 돌아 하루밤 머물다 갈 고즈넉한 물가에 도착을 합니다.
보기만 해도 속에 꿀이 꽉꽉 배어 있을것 같지 않으세요? 침넘어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ㅋㅋ
기대와는 달리 건너편 우안에 이미 3명의 조사님들이 일찍 도착하여 모든 준비를 마치고 어둠의 자락이 수면을 덮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 좌측 첫번째(노란색 옷) 자리가 현상황에서 명포인트로 생각되어 집니다.
저의 낚시대 끝너머로 무너미가 보입니다.
물이 차면 건너편 자리는 수몰되어 앉지를 못할것 같습니다.
제방의 모습을 미루어 보아 물이 많이 빠져 있음을 알것 같습니다.
제방 우측 모서리 부분에 자리를 잡고 하룻밤을 유할까 합니다. 못쫑 옆에 보이는 기둥이 수위 표지석입니다.
마을에서 저수지 수위를 파악 하고자 저 기둥을 세우기 위해 물을 뺐다고 현지 어르신이 말씀하시더군요.
상류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물이 빠져 휑~~~ 하지만 이 곳에 물이 차기만 하면 부들 주변으로 일급 포인트가 형성이 됩니다. 바닥도 상당히 깨끗한 편이고 한눈에 봐도 포인트 좋아 보이시죠?
언제 비가와서 덮이나~~~~~~~.ㅋㅋ

우리가 일상에 매여 허급지급 살아가는 사이 자연은 이렇게 옷을 갈아 입고 있었네요.
저 은행나무는 살짝 스치기만 해도 노오란 물이 배어 나올것만 같습니다.
아내가 정성껏 준비해준 도시락을 먹으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뜨끈한 라면 국물이 속을 데워주고,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우수수수~~~(학창시절 저의 성적표 ㅋㅋㅋ) 떨어지는 낙엽 아래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또 한번 나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오늘 만큼은 잠자지 않고 버텨 보리라 굳게 마음을 다잡아 묵고, 초저녁부터 눈을 부라려 봅니다.
새우와 옥수수를 포인트 별로 절묘하게(?) 배치를 하고 나니, 아직 집에 안들어간 어린 녀석들이 가지고 노는지
가끔씩 쏙쏙, 그리고 잊을만 하면 움찔움찔, 지겨울 것 같으면 달싹달싹 찌를 요동을 치게 합니다.ㅋㅋ
잠시 정적이 흐르고 찌불에 집중 하느라 눈이 시큰 거릴 즈음에, 바로 옆 큰 나무아래 낙엽이 수북한 자리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에 엉덩이를 들어 텐트 밖으로 목을 빼어 뭔가 확인하고 나니 맨 우측 29대의 찌불이 하늘 똥구녕을 한번 콕~ 찌르고는 이내 안그런척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붕어더러 머리 나쁘다고 하는 사람 있으면 자기 머리가 더 나쁜 사람 일겁니다.ㅎㅎ
그렇게 속절없이 첫 입질을 놓치고
싱싱한 미끼로 교체를 하고 다시금 그 자리에 찌를 세우고, 도망간 그 넘을 기다려 봅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또 한 번 움찔하는 찌 놀림에 온 신경을 집중하여 찰라를 기다리고 있을 때 서서히 오르는 찌불에, 미세하게 떨려오는 손의 진동을 느끼며 한 번 침을 꼴깍 삼키고는 자세도 우아하게 챔질을 했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마치 무거운 상자인줄 알고 힘을 주어 들었는데 의외로 상자가 가볍게 들렸을 때의 느낌 아시죠?
별 휨새 없이 허리를 펴 버리는 낚시대, 무게감 없는 손의 느낌, 푸더덕~ 하는 물소리 대신, 한 번 파닥 하고는 지가 무신 로켓트 인양 바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붕어, 아니 붕애. 허걱~~~~~ 4치.
잠시후 25대의 찌 솟음에 똑 같은 상황 연출로 5치. 치,치,치... ㅠ.ㅠ
새벽1시가 넘어서자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기고자 다시 한 번 진한 커피향 속에 묻혀보면서 버티고 있었는데. 30분후 동네 어르신 한 분께서 오셨는데, 순찰 중이시랍니다. 사연인즉,
수위 표지석을 세우기 위해 물을 뺀 후로 혹여 그물꾼이 들이닥칠까봐 순번을 정해 매일 밤 순찰을 하고 있는데.
며칠전 비오는 밤, 12시까지 순찰을 돌고 들어가셨는데 그 날밤 그물꾼들이 들이닥쳐 고기를 모조리 털어 갔다고 하십니다. 헉~~
낚시인이 있었으면 그물질을 못하는데 그날따라 아무도 없었다네요. 그 소리를 들은 6명의 조사들 일제히 긴 한숨을 내 뱉습니다.
에휴~~~~~~~~~~~~~~~~~~~~~~~~~~~~~~~~~~~~~~~~~~~~~~~~~~~~~~~~~~~~~~~~~~~~~~~.
온 몸의 기운이 쫘악~~~~~~~~~~ 빠지면서 넋을 잃게 되더라구요.
난로불 이빠이 올리고, 보온 담요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바로 취침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그렇게 저수지 전체에 체념속 고요함이 깃들어 적막함만이 이어가던 중,
어디선가 한줄기 바람이 불어와 잔잔하던 수면에 작은 찰랑임을 일으키는 순간, 가장 깊숙히 세워둔 36대의 찌불이 거짓말 처럼 솟아 오릅니다. 천천히.. 천천히...
일순간 세상의 모든것이 정지해 버린듯한 느낌속에 검을 향하는 검객의 손은 가늘게 떨려오고, 그 떨림넘어 쿵쾅이는 심장의 맥박 소리가 최고조에 다다를즈음, 휘이익~~~. 냉기 품은 늦가을 바람을 가르는 한마디 파상음을 토해내며, 검이 하늘로 솟구침과 동시에 뿌러질듯 휘어버린 허리, 놈의 힘을 감당하기가 버거운듯 쉐에~~엑, 쓕~ 슉~. 검은 거친 울음을 연신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버티던 놈도 지쳤는지 육중한 덩치를 수면위로 내보이고는 억울하고 분함을 삭이지 못한듯 퍼더덕~~~ 세차게 물살을 뒤집고는 마지막 힘을 쏟아 수면 아래로 지친 몸을 쳐박아 넣습니다.
순간 잘 버티던 검이 휘~~청 중심을 잃자 검의 주인은 자신의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숙여 그 충격을 받아주고
주인의 화이팅에 힘을 얻은 듯 다시금 중심을 잡고 놈을 제압해 가는 검의 현란한 움직임속에 드디어 거친 숨을 토해내며 놈이 수면에 드러눕습니다.
마지막 발악의 우려를 안고 조심조심 끌어내어 두 손에 안으니, 아직도 그 분함을 삭이지 못했는지 온 몸의 근육과 신경을 움직여 꽈~~아~~악 힘을 주지만, 이미 품에 안은 검객의 손은 훨씬 더 우악스러움으로 놈을 제압해 버립니다.
우람한 체구, 무지막지한 힘, 양손에 넘쳐나는 크기 한눈에 봐도 4짜는 족히 넘어 보이는 놈입니다.
승리에 대한 희열감으로 두 손을 뻗쳐 하늘로 향해 들고 크게 외쳐 봅니다.
"심~~ 봤~~다~~아~~~~~~~"
" 거, 누고?~~~~~~~~~~~~~~~~~~~~"
가래낀 둔탁한 우렁찬 고함소리에 번쩍 눈을 떴습니다.
잔잔한수면, 처음 세워둔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서 있는 찌들.
이따금 불어오는 가을 바람. 그 바람에 우수수수수~~~~~ 떨어지는 나의 성적표(?)
모든게 잠들기 전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었던 것입니다. 아~~~~~~~~~~~~~~~~~~~~~~~~~~!!!!.
제방 한가운데 떠~억 하니 버티고 선 한 촌로의 왜소하지만 당당한 모습에 다소 당황한 눈길로 쳐다 보았습니다.
왜소하지만 당당하신 할배 - "뭐하고 있노!!"
6명의 조사들 일제히 - " 낚시하고 있는데요"
왜소하시지만 당당하신 할배 - " 아~~ 낚시한다꼬?, 난 또 새유 채집망 놓는 줄 알고...."
이어서 하시는 말씀 " 여. 고기엄따!!!
이미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져 있는 우리들에게 있어 학~~실히 확인사살을 하시는 할배.
" 며칠전 그 망할놈의 그물꾼들이 순찰 돌고 간 후에 들이닥쳐 마치 거미출 치듯 그물쳐서 고기 모조리 털어가고 인자 고기엄따. 낚인다카마 아마 13cm일끼라, 쪼매~~ 더 크다카마 15cm이든지.... 밤새 고생혔겠구만"
왜소하지만 당당하신 할배의 말씀은 정확했습니다. 멀리서 와서 고생했다고 위로의 말씀 건네시는 할배.
할배요.. 고맙심미데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허탈한 밤을 함께 지새운 6명의 조사들은 아무 말없이 하나,둘 대를 거둬 들이며.
먼 산, 만산홍엽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바라보며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그 날 제가 낚은 월척은 따로 있었습니다.ㅎㅎ
도착하면서 사과를 따는 현지 사과밭에서 구입한 사과입니다.
눈에도 잘 안띄는 흠집으로 인해 상품으로 내다 팔지는 못하지만 집에서 먹기엔 그만인 것(B품)들인데, 한봉지 가득 만원에 주십니다. 거기다가 원 플러스 원 이라고 한봉지를 선뜻 더 건네시는 인심 후하신 사랑이 감사하네요.
이웃들과 맛있게 잘 나누어 먹겠습니다.
첫 번 영천 출조에서 뒷골이(뒷골못) 땡기더니만, 두 번째 출조때는 아예 드러눕게 만드네요.
세번째 출조하면 어떻게 될랑강 벌써부터 걱정반 기대반 입니다요. ㅎㅎㅎ
궁금하신 분 계시면 동출 하실까예?ㅎㅎㅎㅎㅎ
이제 산들바람만 불어와도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져 버립니다.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이 남기 전에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추억여행 한번 떠나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만 생각하니....
수고하셨습니다
꿈에서나마 4짜 대물 하심 축하드립니다......^^
건강 조심하시구 안출 하세요
참 허망하셨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열심히 한방을 위해 쪼으고 있는데...."고기 다 털어 갔다" 헉!!...기운 빠질 일입니다.
그래도 좋은 곳에서 하루를 보내셨고, 다음엔 좋은 붕순이로 만나시기 바랍니다.
....믿어야 할지 말어야 할지.
카메라 들고 계신분이 셨군요. 따로 저수지에 대한 정보를 얘기칠 않겠습니다. 저수위에 진짜 그물꾼이 설쳐될수도 있
거니와, 주변에 수확할 과수도 상당한듯해서...
명당으로보이는 자리는 보기보다 저수심이었어 장대47대까지동원해서 공략한곳입니다(물건**물님)
덩어리와 시름할때 터질까봐 조마 조마했는데...꿈이라구요.
하여튼 재미 만땅 이었습니다.
다음 조행기 기대해봅니다. 건강하세요
사진찍으시길래...설마 월척에 올리려는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사진이 떡하니....ㅋ
그물질했다길래 초저녁 7시부터 취침......12시 잠시 일어나 30분 쪼우다 다시취침...새벽 6시에 일어나
멍~~~때리다 10시철수............뭐하다 왔는지.... 하여튼 수고하셧네요. 사진 잘나왔습니다.
다음에 다시 한번 뵙기를....^^
과거의 시퍼렀던 강호의 검이 보고 잡네요 , 협객님 !
건강하시게 ......
님아 항상 어복충만하세요!!♡
현실에서는 그물질당하는 저수지만 남았는데...
조행기 잘보았으며 추운 날씨에 건강조심하시고 안출하시기를...
올해에 4짜를 너무많이 잡아서 꿈에 붕어들이 님에게 고문을하고 있다는것 아실련지요...
요즘에 계절에 오돌 오돌 떨면서 커피 호 호 불어 마시며 물가에 혼자 조용히 기다리는 이맛은 꾼이 아니곤...
알수없는 우리들만에 쾌락이 아닌가요.
간만에 님에조행기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요즘~나는 그물꾼들이 내눈에 좀 보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바로 수장입니다...
건강하시고 안전한 출조 바랍니다...
조그만 소류지를 좋아하는지라
임고로 갔어나 4치 여섯치를 넘기지 못하고
밤새 잔맛만 보고 일요일 여러 저수지 탐방만
하다가 늦은저녁 집에서 된장찌게로 꿀처럼 먹고
푹 자고 일어 났습니다 이곳에서 뵈니 즐겁고
살가움이 더해집니다 밤공기가 찹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안출 바랍니다...
빼빼로님 자제분 수능 무사히 치러고 원하는곳
철석 찹살엿 같이 붙어 모든고민 알리시길 빕니다
커피라도 한잔 나눴으면 알게 되셨을 터인데..
bmt님과 히마라야님과,물건도대물님 세분이 동출하셨더랬군요..
고생 하셨네요..
좋은곳에서의 낚시즐겁게보내셨겟지요
조행기 잘보고갑니다..
안출하세요..
동네 어른들이 야간 순찰을 돌아도 결국엔 그물질을 당하고 말았으니
참 기가막힐 일입니다
좋은 저수지 구경 하고 맑은 바람 쐰걸로 만족 하셔야겟네요
좋은 조행기! 좋은 사진! 잘보고 갑니다
항시 안출 하시고 498 하시길 바랍니다^^
아실런지??
늦은밤 좋은그림보구갑니다~~
그물꾼
치가 다 떨립니다.
늦가을 아름다운 풍경들 감상한 것만으로 만족해야 되는군요.
건강하시고 우수수하십시오
드실만큼만 잡아가든지..
하여튼 재미있는 조행기 잘봣습니다,..
사과가 맛있겟네요..
괴기없는곳에서 하룻밤 하셨는데도 월척 하셧네요^*^
잘보고 갑니다^*^
나랑 같이 같음 분명 사짜가 꿈이아닌 생시였을 건데,,ㅋㅋ
이번주는 동출함 하죠,연락 주세요~~~^^*
하루밤 낚시의 행복을 상상해봅니다
추운밤 고생많으셨고 늘 건강하시고 안출하세요
ㅋㅋ 담에 물가에서 한번 뵙겠습니다...
청정 조우회는 에서도 뵈었었죠??? ㅎㅎ